일동제약 R&D 집념 결실 맺나, 윤웅섭 신약 개발 후 기술수출 밑그림 '청신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꾸준히 이어온 연구개발(R&D) 투자가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꾸준히 이어온 연구개발(R&D) 투자가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수 중심 제약사를 기술수출 기업으로 도약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신약개발 자회사 유노비아가 보유한 핵심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진출 채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임상3상 승인을 받았고, 경구용 비만치료제는 임상1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확보했다.

최근 대원제약은 식약처로부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DW4421(성분명 파도프라잔)의 임상3상시험 계획(비미란성, 미란성 식도염)을 승인받았다. 해당물질은 유노비아에서 비임상과 임상1상을 거친 뒤 2024년 6월 대원제약에 기술수출한 신약후보물질이다. 2~3년 내 상업화가 예상된다. 

현재 파도프라잔의 국내 사업화 권리는 유노비아와 대원제약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해외사업권은 유노비아가 단독으로 갖고 있다. 일동제약은 유노비아와 함께 글로벌 파트너링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상업화 단계에서 유노비아로부터 파도프라잔의 권리를 양수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국내 P-CAB 제제의 선발주자인 HK이노엔의 ‘케이캡’이 글로벌 시장성을 입증한 만큼, 일동제약의 파도프라잔이 거둘 성과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 항궤양제 시장은 기존 PPI(프로톤펌프억제제) 중심에서 P-CAB 계열로 빠르게 전환하는 추세다. 케이캡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시장 입지를 넓히며 P-CAB 제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케이캡은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53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18개 국에서 출시됐으며 3개 국에서 허가를 받고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일동제약 R&D 집념 결실 맺나, 윤웅섭 신약 개발 후 기술수출 밑그림 '청신호'

▲ 일동제약은 경구용 비만치료제 'ID110521156'도 2026년 기술수출을 목표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경구용 비만치료제 ‘ID110521156’도 2026년 기술수출을 목표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일동제약이 개발하는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글로벌 기술이전 가능성을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한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일동제약이 보유한 ID110521156은 임상1상 결과에서 우수한 내약성과 효능을 입증했지만 임상데이터에 대한 시장의 오해로 심각하게 저평가되어 있다”며 “다수 글로벌 제약사의 기술도입 수요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기술수출이 현실화되면 일동제약의 수출 비중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별도 기준으로 수출 비중은 2024년 1.4%, 2025년 반기 기준 1.7%에 그친다. 

특히 올해는 기저효과로 실적이 주춤하면서 신약 성과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유노비아 분사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별도기준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3분기 누계 실적은 매출과 이익 모두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누계 매출 4143억 원, 영업이익 187억 원을 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9.3%, 영업이익은 46.3% 감소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코프로모션 계약 만료로 관련 매출이 빠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며 “또한 컨슈머헬스케어 사업 일부를 계열사인 일동생활건강으로 이전해, 해당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도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1천억 원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서 신약개발 중심의 경영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왔다.  

특히 2021년부터는 4년 연속으로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며 파이프라인(후보물질) 강화에 힘썼다. 이에 일동제약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1년 19.3%, 2022년에는 19.67% 23년 16.3%까지 높아졌다. 2023년 11월 신약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분사하면서 별도기준 연구개발비 비중은 6%대로 감소했지만, 유노비아를 통해 실질적인 연구개발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연구개발에 힘을 쓰고 있는 국내 대형제약사들도 15% 안팎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윤 부회장의 신약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원료의약품이나 제네릭(복제약) 수출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기술수출 중심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