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없었다면 2600선 진입도 없었다, 코스피 '배터리주 쏠림' 주의보

▲ 7월 코스피지수가 72.18포인트 오른 가운데 2차전지 관련 4개 종목이 합쳐 상승 기여로 70.09포인트를 기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국내 증시를 강타하고 있는 '2차전지 광풍'이 점입가경이다. 열기가 시장 전반으로 퍼지지 않고 2차전지 종목에 대한 추가 매수세로 이어지면서 2차전지 관련주가 증시에서 홀로 질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 2차전지주에 대한 쏠림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코스닥지수의 경우 2차전지 대형주 급등에 힘입어 역사적 과열권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와 7월 2차전지 종목의 증시 상승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2차전지 관련 종목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시가총액 20% 가량을 차지한 대장주 삼성전자가 침묵한 가운데 2차전지주가 약진하며 코스피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

2차전지 시가총액 주요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4개 종목이 최근 상승흐름을 나타냈다.

7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72.18포인트 오른 가운데 이들 4종목이 합쳐 70.9포인트를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2차전지 관련 4개 종목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면 코스피지수는 여전히 2560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636.46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포스코 그룹주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7월 들어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이 합쳐 7월 코스피지수 상승에 54.5포인트를 기여하면서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렸다. 
 
2차전지 없었다면 2600선 진입도 없었다, 코스피 '배터리주 쏠림' 주의보

▲ 포스코 그룹주 주가는 최근 들어 2차전지 소재 기대감에 전반적인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 그룹이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한 뒤로 주가가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평가된 '제2의 에코프로'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매수세에 힘을 더하면서 포스코홀딩스(69.6%), 포스코퓨처엠(69.4%) 주가가 이달 들어 크게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코스피보다 더욱 강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2차전지 종목으로 구성된 만큼 쏠림현상이 크게 나타났다. 

7월 들어 코스닥지수가 71.72포인트 오른 가운데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3개 종목의 상승 기여도가 76.4포인트로 집계됐다. 

코스닥지수가 최근 상승흐름을 이어오고 있지만, 이들 3종목을 제외한 종목들은 오히려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2차전지 관련 3종목은 올해 전체 코스닥지수 상승분에도 58.3%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에코프로(71.5%)가 주가 100만 원을 넘기며 16년 만의 코스닥 황제주에 등극했으며 2차전지 순환매 속 에코프로비엠(85.6%), 엘앤에프(14.4%) 등 2차전지 주가가 급등했다.

이에 코스닥지수가 7월 중 9거래일 연이어 상승행진을 기록하는 등 상승흐름이 이어졌다. 전날 코스닥 상승행진이 끊겼으나 이날 다시 1% 이상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코스닥지수의 과열이 역사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된 만큼 이 같은 분위기가 길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2차전지 없었다면 2600선 진입도 없었다, 코스피 '배터리주 쏠림' 주의보

▲ 7월 코스닥지수가 71.72포인트 오른 가운데 2차전지 관련 3개 종목이 합쳐 상승 기여로 76.47포인트를 기록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 2차전지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하게 확인된다”며 "코스닥의 12개월 선행 PER은 22.35배까지 올라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진단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수 종목으로의 쏠림현상은 코스닥 시장에서 심화됐으며, 최근 랠리의 퀄리티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개선의 가시성이 낮은 재료가 반영된 종목군은 방망이를 짧게 잡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