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HBM3E 본격 양산에 들어가고 애플 메모리 공급망 진입까지 노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맞은 초호황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니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게다가 CXMT와 양쯔강메모리(YMTC)는 메모리 공급 부족을 기회로 애플의 메모리반도체 공급망 진입까지 노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초호황을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앞으로 중국산 메모리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CXMT가 올해 HBM3E를 소규모로 양산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존 HBM 선두주자들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3E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B100, B200)'뿐 아니라 구글의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 아마존의 자체 AI칩 '트레이니엄3' 등에 탑재되는 등 현재 AI 기업들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AI 메모리다.
CXMT는 지난해 HBM3 샘플을 화웨이 등 중국 내 주요 AI 업체에 공급했는데, 1년 만에 HBM3E 양산까지 노리고 있다. 이는 기존 양산 예상 시점이었던 2027년보다 1년 가량 빠른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CXMT는 2026년 HBM3E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다만 HBM D램 다이의 발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만큼, 생산량은 소규모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CXMT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 HBM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는데, 생산능력은 기존 허페이 공장의 2배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2026년 전체 D램 생산능력의 약 20%(월 6만 장 규모)를 HBM에 할당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CXMT의 HBM3E 양산은 향후 HBM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 CXMT는 2026년 전체 D램 생산능력의 약 20%(월 6만 장 규모)를 HBM에 배정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등 HBM 선두주자들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은 최근 부족해진 메모리 반도체 확보를 위해 올 가을 출시할 아이폰18 시리즈부터 CXMT와 YMTC로부터 D램과 낸드 물량을 일부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IT매체 WCC테크는 "애플이 메모리 확보를 위해 중국 YMTC와 CXMT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이른바 '빅3' 업체와 일본 키오시아(KIOXIA)의 높은 가격 정책에 대응한 애플의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초 모바일 D램(LPDDR) 가격은 지난해 초에 비해 70% 이상 상승했으며,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가격도 100% 가량 급등했다.
이에 발맞춰 최근 키오시아는 애플에 공급하는 낸드플래시 가격을 이전보다 2배 인상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 17 시리즈에 필요한 D램의 약 60%를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고 있고, 나머지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으로부터 받고 있다. 낸드플래시 주요 공급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키오시아다.
CXMT는 지난해 11월 모바일용 D램 LPDDR5X 생산을 시작했으며, 현재 주요 고객사의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삼성전자 등 기존 선발 주자 제품보다 15%~20% 저렴하게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입장에서는 CXMT LPDDR5X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격 인상을 견제하는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YMTC도 경쟁사 대비 10~25%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모바일용 낸드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YMTC의 낸드 점유율은 13%로, 키오시아(14%)와 마이크론(13%)을 따라잡았다.
게다가 미국 국방부가 지난 13일 중국 CXMT와 YMTC를 '중국군 지원 기업'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를 활용하는 데 있어 정치적·법적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메모리가 시장에 대거 풀리면 AI 수요 증가에 초호황기를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하락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
2024년 중국 업체들은 DDR4 등 범용 메모리 제품을 국내 기업 제품의 절반 가격으로 쏟아내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는데, 이같은 현상이 DDR5나 HBM3E에서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또 CXMT와 YMTC 모두 올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한 자금 확보는 향후 2년 이상 지속적 설비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CXMT, YMTC의 선단공정 투자 확대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국산화 기조와 선두 기업의 기술력 향상에 따라 2026년부터는 중국 기업들의 본격적 증설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