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이 최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를 통한 유상증자에 실패하면서 외부로부터 자금조달을 시도하기로 했다.
MG손해보험이 매각 논란에 휩싸이면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가 매각을 위한 준비과정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은 45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MG손해보험이 새마을금고중앙회로부터 자금을 수혈받는 데 실패하면서 꺼낸 자구책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4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MG손해보험의 유상증자에 전액 참여하는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국 부결했다.
다른 소형 보험사들이 올해를 넘기기 전 최대주주로부터 자금을 받아 영업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는 것과 달리 새마을금고중앙회가 MG손해보험에 자금지원을 거부하면서 MG손해보험의 매각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 때문에 중간에 자베즈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 운용사를 끼고 MG손해보험을 간접소유하고 있으며 사실상 MG손해보험의 최대주주다.
자베즈제3호유한회사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해보험의 지분을 각각 93.93%, 6.07% 보유하고 있다.
MG손해보험은 2013년 출범한 뒤 줄곧 적자를 내며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년 내내 순손실을 내면서 자본의 많은 부분을 갉아먹은 만큼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
MG손해보험은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이 9월 말 기준으로 115.61%로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지급여력비율이 최소한 150%는 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업계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9월 말 기준으로 257.2%다. 지급여력비율은 새 국제회계기준(RBC) 적용을 앞두고 보험사의 존립 여부에 중요한 척도로 평가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지금까지 거액의 지원이 무색하게 이번에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인 450억 원가량의 자본확충을 거절한 것을 두고 더 이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3년 MG손해보험의 전신인 그린손해보험을 1800억 원에 인수한 뒤 4년 동안 5차례에 걸쳐 23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다.
이번에 자금을 지원해도 앞으로 새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급여력비율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에서 MG손해보험의 경영정상화를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는 말이 나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내부 사정도 좋지 않다.
행정안전부는 54년 동안 변동이 없었던 새마을금고법을 개정해 19일 국무회의에 개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새마을금고가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금융기관이지만 각종 금융사고와 부실, 비리의 온상이 됐다는 비판이 거세짐에 따라 이를 손보기 위함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내부관리절차를 투명하게 하는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만큼 자회사격인 MG손해보험에 자본확충을 해주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자본등급도 지난해 말 3등급으로 떨어졌다. 전년에는 1등급이었지만 행정안전부가 자본규제 기준을 은행수준으로 높이면서 새마을금고의 자본여력을 낮게 평가했다. 이에 따라 새마을금고 안에서도 잉여금을 적립해 자본을 키우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MG손해보험을 팔기로 하고 KB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는 말이 이달 초 나돌았지만 MG손해보험 측은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한 컨설팅이었다며 매각설을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