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자동차주인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최근 조정을 딛고 반등할 가능성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부각과 이재명 대통령의 멕시코 순방이 반등모멘텀이 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에서다.

▲ 현대차와 기아 주식은 올해 큰 폭의 주가 조정을 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


다만 같은 시기 열리는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은 변수로 꼽힌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자동차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이 허용된다면 현대차와 기아에 악재가 될 수 있지만 허용되지 않는다면 주가 회복에 탄력을 붙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22일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0.42%(1500원) 오른 36만500원으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기아 주가는 1.25%(1500원) 내린 11만8500원으로 마감했다.

국내 대표 자동차주인 두 주식은 올해 들어 큰 폭의 주가 조정을 겪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6월1일 종가 기준 연내 최고가인 75만 원과 비교해 현재 50% 이상 낮은 상태다. 기아 주가 역시 연중 최고가인 2월27일 종가 20만5500원과 비교해 42.33% 낮다.

그럼에도 개인들은 꾸준히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대장주들을 향한 기대감이 여전히 뜨겁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9월 들어 현대차 주식 47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달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위다.

개인은 같은 기간 기아 주식도 1020억 원어치 사들였다.

현대차와 기아 주가 반등 기대감을 키우는 최대 요인으로는 자율주행 기술이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11일 경기 성남 포티투닷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데이'를 열고 개발 전략과 양산 로드맵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을 차량에 탑재해 양산 시점을 앞당기고 동시에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아트리아 AI'를 고도화해 향후 핵심 기술을 내재화한다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테슬라 등 경쟁사에 비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주춤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투트랙 전략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력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15일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개발의 방향성과 완성도 목표, 투트랙 전략에 동의한다"며 "경쟁력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는 근거로 제시한 700만대 이상의 양산 규모와 데이터 활용 계획도 합리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오후 출국해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시작으로 미국·멕시코 순방에 나선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 방문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21일부터 27일까지 미국 뉴욕 유엔총회 참석과 멕시코 국빈 방문을 위해 순방에 나선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는 24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증권가는 기아의 멕시코 공장을 둘러싼 통상 불확실성이 이번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풀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아는 2014년9월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에 공장을 착공해 2016년 5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당시 투자 규모는 약 30억 달러(약 3조 원)에 달했다.

2022년에는 4억8천만 달러를 추가 투자했고 지난해 8월 누적 생산량 200만 대를 돌파했다.

현재 이 공장에서는 K3·K4 등 내연기관 차량은 물론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던 투싼 일부 물량까지 위탁생산하고 있다.

기아 멕시코 공장은 단순한 해외 생산기지를 넘어 미국 시장 공략의 전략적 교두보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따라 북미 역내에서 일정 비율 이상 부품을 조달하면 멕시코에서 생산한 자동차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미국이 USMCA 재협상 과정에서 무관세 요건을 '북미 전체 부품 조달 비중 75%'에서 '미국산 부품 비중 50% 이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멕시코를 교두보로 삼은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대통령 역시 이번 정상회담에서 현지 진출 기업들의 안정망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1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한국 기업들은 (멕시코를) 북미 수출 전초기지로 삼아 현지 조립 공장과 부품 협력망 투자를 꾸준히 늘려왔다"며 "원산지 기준이 엄격해지고 현지 부품 조달 요건이 강화되면서 진출 기업을 보호할 제도적 안전망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면 비슷한 기간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은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4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선 11일(현지시각) "중국 자동차업체가 미국인을 고용할 경우 미국 현지 생산을 허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을 계기로 중국 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이 실제로 허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GM·포드·도요타·폭스바겐·현대차 등이 속한 자동차혁신연합은 중국차의 미국 시장 진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의회에 요청하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1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테크탤런트포럼 2026'에서 "영국은 무역장벽이 없어서 상위 판매 차량이 모두 중국 브랜드"라며 "미국도 일정 조건이 없다면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