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엔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야심작 ‘아이온2 글로벌’이 오는 30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시작으로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에 본격 출격한다.

해외를 겨냥한 MMORPG 신작을 잇달아 준비 중인 엔씨로서는 이번 아이온2 글로벌이 향후 글로벌 MMORPG 게임의 성패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김택진 엔씨 창업자 겸 공동대표가 2025년 11월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5' 오프닝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엔씨>


22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아이온2는 오는 30일 글로벌 얼리 액세스를 거쳐 다음 달 5일 스팀(Steam) 등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을 통해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주요 지역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 2025년 11월19일 국내와 대만에 정식 출시된 이후 약 1년 만에 글로벌 서비스에 나서는 것이다.

아이온2 글로벌은 하반기 엔씨의 최대 MMORPG 신작이자, 회사 실적에 미칠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이다.

앞서 국내 시장에서는 서비스 46일 만에 누적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했으며, 아이온2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2026년 1분기에는 136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회사 전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초반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하나증권이 올해 4분기 아이온2 글로벌 매출로 2025억 원, KB증권이 1200억 원을 각각 제시했다.

출시를 앞두고 주요 사전 지표도 순항 중이다.

엔씨가 지난 17~18일 진행한 ‘론칭 스케일 테스트(서버 최종 점검 사전 테스트)’에서는 최고 동시접속자 수가 약 7만3천여명을 기록했다. 사전 흥행 척도인 스팀 ‘위시리스트(찜 목록)’ 순위 역시 이날 40위에 안착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가장 직접적 비교 대상은 엔씨의 직전 글로벌 MMORPG인 ‘쓰론앤리버티(TL)’다. 현재 아이온2의 사전 지표는 TL 글로벌 출시 직전과 비슷하거나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TL 글로벌은 출시 두 달 전 진행한 사전 테스트에서 동접자 6만1천 명, 위시리스트 최고 3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TL 글로벌은 2024년 9월 스팀 출시 직후 동접자 약 33만 명, 첫 분기 매출 약 1600억 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등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뒷심 부족으로 이용자 수가 빠르게 빠져 현재는 최고 동접자 수가 1만 명을 밑돌고 있다.

당시 유통 파트너인 아마존게임즈의 서버 불안정과 함께 서구권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큰 P2W(페이투윈, 돈을 많이 쓸 수록 유리해지는 것) 과금 모델이 지표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 엔씨의 아이온2가 오는 9월30일 PC 플랫폼에서 글로벌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용자들은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과 엔씨의 자체 플랫폼 퍼플(PURPLE)을 통해 아이온2를 이용할 수 있다. <엔씨>


김 대표는 이를 의식해 아이온2 글로벌에서는 과금 구조를 완화하고, PvE(플레이어 대 환경)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확률형 아이템 구매 유도를 많이 줄이고, 대신 배틀패스 등 구독형 서비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BM)을 적용했다. 엔씨는 지난 6월25일 공개한 개발진 소통 영상에서 아이온2 글로벌 월간 이용권을 월 15달러 단일 상품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또 PvP(플레이어간 전투) 대신 대규모 협동 사냥 콘텐츠를 강화했다. 이 같은 시스템이 국내 서비스에서 높은 이용자 잔존율을 입증하며 성과를 낸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또 이번 아이온2 글로벌 흥행 여부는 엔씨의 만성적 약점으로 꼽혀온 내수 및 일부 아시아 지역 매출 의존도를 극복하는 주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엔씨는 그간 '리니지' 시리즈 중심으로 매출을 내면서 국내, 대만 지역 등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2025년 연간 38% 수준이던 해외 매출 비중을 올해 2분기 52%까지 끌어올리며 처음으로 국내 매출(48%)을 앞질렀다. 아시아 권역의 MMORPG 선전과 해외 캐주얼 게임 플랫폼 인수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엔씨는 아이온2를 시작으로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 협력작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서구권 주요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제가한 '길드워3' 등 해외를 겨냥한 대형 MMORPG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이지은 KB증권 연구원은 "아이온2가 국내에서 이미 흥행을 확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출시 이후 TL 이상의 성과를 낼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아이온2 글로벌의 흥행 시 IP 라인업 확대와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