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상현 GC녹십자웰빙 대표이사가 주력 품목인 태반주사제 ‘라이넥주’의 영업 무대를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2차병원으로 넓힌다.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스킨부스터(피부상태 개선을 돕는 미용의료 제품) 등 미용의료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한 만큼 라이넥주의 매출과 이익을 키워 신사업 투자를 뒷받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GC녹십자웰빙이 주력제품 '라이넥주'의 판매망을 1차병원에서 2차병원까지 확대한다. 사진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김상현 GC녹십자웰빙 대표이사 사장 이미지. <챗GPT>


22일 GC녹십자웰빙에 따르면 회사는 보령과 라이넥주 공동판매 계약을 통해 보령이 보유한 전국 2차병원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판매인력을 단순히 늘리는 것보다 GC녹십자웰빙에 부족했던 병원 영업망을 보완하는 데 있다.

GC녹십자웰빙은 그동안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라이넥주 처방 기반을 구축했지만 2차병원 영업망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자체 병원 영업조직을 대규모로 확충하는 대신 보령의 기존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고정비 부담을 줄이면서 새로운 처방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현 대표에게 라이넥주의 추가 성장이 중요한 이유는 GC녹십자웰빙이 미용의료사업에 본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기존 영양주사제 중심이었던 사업구조를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스킨부스터를 함께 공급하는 미용의료 플랫폼으로 넓히고 있다. 2025년 보툴리눔 톡신 기업 이니바이오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21.35%를 400억 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수대금 가운데 155억 원은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사는 데 사용했고 245억 원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니바이오에 투입했다. GC녹십자웰빙은 인수자금 일부를 마련하기 위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인 전환사채(CB) 200억 원도 발행했다.

2026년 6월에는 이니바이오가 발행한 전환사채 60억 원어치를 현금으로 추가 취득했다. 이니바이오가 2026년 상반기 매출 34억6천만 원, 순손실 38억4천만 원을 낸 만큼 해외 판매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운영과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계속 투입해야 할 가능성이 나온다.

미용의료 제품 구성도 넓히고 있다.

GC녹십자웰빙은 3월 인체조직 유래 ECM(세포외기질)을 활용한 스킨부스터 ‘지셀르 리본느’를 국내에 출시한 뒤 4월 일본 수출을 시작했다. ECM은 세포 주변을 채우며 피부조직의 구조를 지지하는 물질이다.

9월에는 일본 바이오기업 JBP와 차세대 인체 유래 콜라겐 스킨부스터를 공동 개발하고 국내외에서 사업화하기 위한 사업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김 대표는 지셀르 리본느 출시 당시 “에스테틱 시장이 기능 중심에서 구조 재생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툴리눔 톡신 기업 인수와 신제품 출시, 해외 인허가 및 판매망 구축에는 선행투자가 필요하다. 반면 신사업이 이익에 기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GC녹십자웰빙의 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4% 증가한 1012억 원이지만 영업이익은 2.6% 늘어난 95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2.6%에서 9.4%로 3.2%포인트 하락했다.

회사는 상반기 지셀르 리본느 등 미용의료 신제품을 출시하고 시장에 알리는 과정에서 마케팅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로서는 미용의료 제품과 판매망을 확충하는 동시에 기존 사업에서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일 수밖에 없다. 아직 투자 단계인 미용의료사업이 자체적으로 이익을 내기 전까지 안정적으로 현금과 이익을 창출할 기존 사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그 버팀목으로 꼽히는 제품이 바로 라이넥주다.

라이넥주는 GC녹십자웰빙 매출의 약 4분의 1을 책임지는 최대 품목으로, 매출은 2023년 347억 원에서 2024년 387억 원, 2025년 418억 원으로 증가했다.

▲ GC녹십자웰빙이 라이넥주의 정맥주사 제품을 추가하기 위해 품목허가 변경을 신청했다. 사진은 충청북도 음성군에 있는 GC녹십자웰빙 공장 모습. <GC녹십자웰빙>


2026년 상반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늘어난 25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전체 매출의 25.2%다.

GC녹십자웰빙은 올해 라이넥주 매출이 5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2025년보다 20%가량 증가하는 수준으로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의 61%를 거뒀다.

병원 영업 확대는 라이넥주의 투여방식과 제품 규격을 바꾸려는 계획과도 맞물려 있다.

GC녹십자웰빙은 8월 라이넥주의 정맥주사 투여경로를 추가하기 위한 품목허가 변경을 신청했다. 2027년 1분기 허가 획득이 목표다. 2026년 3분기에는 기존 2㎖ 앰플을 바이알로 전환하고 2027년에는 10㎖ 제품도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정맥주사 투여가 허용되고 대용량 제품이 추가되면 기존 피하·근육주사보다 한 번에 많은 용량을 투여하기 쉬워진다.

의원급보다 수액 처방과 환자 관리가 용이한 2차병원에서 활용도가 커질 수 있어 보령과의 계약은 제품 변화에 앞서 병원 처방 기반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회사는 정맥주사 투여경로가 추가되면 라이넥주에서 연간 200억 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연간 1350만 앰플 수준인 생산능력도 중장기적으로 2500만 앰플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GC녹십자웰빙 관계자는 “기존 1차 병원 영업망에서 2차병원까지 영업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보령과 코프로모션을 체결하게 되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라이넥주의 처방 기회를 확장하고 기존 영양주사제 사업과 더불어 미래 사업인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 또한 투자 확대를 통해 매출 볼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