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게임업계 전반에서 포괄임금제 폐지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의 출범으로 노동정책의 대전환이 예고되면서 게임업계의 오랜 화두이자 장시간 노동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포괄임금제가 정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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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2026년부터 비포괄임금제로 전환된다고 밝혔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2026년 1월부터 비포괄임금제를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명확한 보상 체계 확립과 불필요한 근로 관행 개선을 위해 실제 근무시간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한다.

회사는 불필요한 근로 환경과 명확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근로시간에 따른 수당을 실제 근무 시간에 맞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김재영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의장은 “앞으로도 구성원과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조직 문화를 확립하고, 모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2018년 설립돼 2021년 히트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선보이며 성장한 개발사로, 같은 해 카카오게임즈 자회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920억 원, 영업이익은 380억 원을 기록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 편의를 위해 시간외·야간·휴일근로 수당을 월급에 일괄 포함해 지급하는 제도로, 프로젝트 일정이 빠듯한 게임업계에서는 오랫동안 관행처럼 유지돼 왔다. 하지만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일괄 지급되다 보니 장시간 노동을 유발한다는 비판과 함께 개선 요구가 지속되어 왔다.

이 같은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2017년 게임 개발자 과로사 사건을 계기로 제도 개선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이후 펄어비스가 2017년 처음 포괄임금제를 폐지했고, 넥슨·넷마블·카카오게임즈 등 대형사가 2019년부터 잇따라 폐지를 단행했다. 뒤이어 위메이드·스마일게이트·게임빌·컴투스·데브시스터즈 등 중대형 게임사들도 순차적으로 제도를 정비했다.

2024년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포괄임금제를 적용받는 종사자 비율은 기존 2020년 82%에서 2024년 69.9%로 감소했다.

현재는 대형사 대부분이 비포괄임금제로 전환했으며 매출 상위권 중에서는 크래프톤, 네오위즈, 시프트업, 그라비티 정도만이 포괄임금제 또는 유사한 제도를 유지 중이다.

이 가운데 크래프톤은 ‘고정 OT제’ 형태로 일부 초과근로 수당을 급여에 포함해 지급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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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구체적으로 일정 시간의 연장근로 수당을 월급에 포함해 사전 지급하고 초과 근무가 발생하면 보상휴가로 대체하는 식이다. 

표면적으로는 기존 포괄임금제와 구분되지만 일정 시간 이상의 연장근로를 기본급에 포함해 정액으로 처리한다는 점에서 구조적 유사성이 크다.

해당 제도는 2019년 고용노동청의 시정 지시를 받은 바 있지만, 회사는 “업종 특성과 효율적 운영을 고려한 조치”라며 여전히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이재명 정부가 포괄임금제 폐지를 법제화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향후 게임업계의 제도 개편이 한층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공짜 야근의 근본 원인인 포괄임금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근로조건이 악화되지 않도록 철저히 보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과 함께 노동개혁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근로기준법에 포괄임금제 금지를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법무법인 율촌은 이에 대해 “게임업계에 가장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미칠 변화는 ‘포괄임금제 금지’”라며 “기업들은 예고된 제도 변화에 맞춰 보다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