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주로 자리매김하면서 증권가에서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지고 있다.

HBM은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인 차세대 반도체로, AI 테마의 발흥과 함께 반도체주 주가의 핵심 소재로 거론돼 왔다.
 
삼성전자 'HBM 관련주' 자리매김, 목표주가 11만 원까지 '줄상향'으로 코스피 받치나

▲ 삼성전자 목표주가가 줄상향되면서 코스피 하단을 지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향후 주가 기대감이 코스피 하단을 단단히 지지해 줄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4.77% 오른 8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8만4천 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도 기록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높여잡고 있다.

하나증권(8만4천 원->9만5천 원), SK증권(7만7천 원->11만1천 원), 한화투자증권(8만4천 원->11만 원), 현대차증권(8만1천 원->9만3천 원), 미래에셋증권(9만6천 원->11만1천 원) 등이다.

오랫동안 부진에 빠지면서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던 삼성전자 주가가 빠르게 ‘11만 전자’ 전망까지 확보한 것이다.

목표주가 상향의 주요 이유로는 D램, 낸드플래시 등 전통 반도체 수요 반등 전망이 있다. 

최근 씨티증권은 AI 데이터센터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공급 대비 우위에 있음을 언급하며 내년에 공급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AI 산업의 주요 흐름이 ‘학습(Training)'으로부터 ‘추론(Inference)’로 넘어오면서 삼성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HBM 테마 본격 편입에 따른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테마가 시작될 때부터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져 왔다.

SK하이닉스가 HBM의 주요 기업으로 올라선 반면, 삼성전자는 기술력 부족으로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는 테슬라에 HBM 납품을 성사시킨 데 이어 AI 반도체 주도기업인 엔비디아에도 공급을 앞둔 것으로 파악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HBM3E 12단 제품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구매 주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차세대 HBM 제품에서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HBM4 성능 상향의 직접적 수혜가 기대된다”며 “공급사 중에서 삼성전자가 데이터처리 속도를 가장 높은 성능으로 구현해 엔비디아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 말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HBM4 시장 진입을 전망한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협상력과 불리한 원가는 불가피하지만, 진입을 통한 저변 확대로도 충분”하다 말했다.
 
삼성전자 'HBM 관련주' 자리매김, 목표주가 11만 원까지 '줄상향'으로 코스피 받치나

▲ 삼성전자가 HBM 관련주 편입에 성공하면서 장기적인 주가 우상향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꾸준히 상승하는 코스피 지수가 삼성전자 주가로부터 안정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에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로 1위이기 때문이다.

시총 비중이 높아 삼성전자의 주가가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현재 3400선까지 급등한 코스피임에도 당분간 저점을 단단하게 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들어서는 국내증시가 반도체 중심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이익 전망치가 최근 계속 상향되면서 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연간 코스피 순이익과 연평균 코스피 지수를 시계열로 나타내보면 완벽히 우상향하는 그림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