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후변화로 기온이 오르면서 설탕이 들어간 탄산음료와 아이스크림 소비가 증가해 사람들이 섭취하는 설탕 양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아이스크림 소개 이미지. <위키미디아 커먼스>
9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등재된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16년 동안 식음료를 통한 미국인의 설탕 섭취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로드아일랜드대, 영국 카디프대, 중국 항저우대 등이 합작해 작성했다.
펑페이 류 로드아일랜드대 환경경제학자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이 문제를 인지하고 못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단지 음료를 더 많이 마실 뿐, 본인들이 설탕을 전보다 더 많이 섭취하고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2004~2019년까지 미국인의 쇼핑 습관 데이터와 식음료 제품 구매 당시의 기온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진은 매년 기온 섭씨 12도에서 30도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설탕 첨가 제품 소비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온이 32도를 넘어가면 폭염에 식욕이 억제되면서 급증 효과는 사라졌다.
미국인들이 주로 탄산음료, 주스, 아이스크림 등을 통해 설탕을 섭취했다.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 기온상승 이전에 비교적 온화한 기후에 살던 사람들일수록 섭취량이 더 크게 느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는 연평균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일평균 설탕 섭취량이 1그램씩 증가했다. 현재 기후변화 추세를 고려하면 2095년에 미국인들은 현재와 비교해 매일 설탕 약 3그램을 더 섭취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진은 이같은 누적 효과는 향후 비만, 당뇨병, 심장병, 암 등 질병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 경제학자는 "미국인만 단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 연구팀은 기온상승이 아시아 지역에서 버블티 구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