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관과 외국인투자자에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코스닥 시장으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부실기업 퇴출을 통한 코스닥 체질 개선 움직임과 연기금 운용 지침 변경 등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수급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3천닥(코스닥 3000)’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TF·기관·외국인 '코스닥 집결', 정책 모멘텀 타고 '3천닥' 꿈 키운다

▲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코스닥 시장으로 자금이 모여들고 있다. 사진은 이날 장 마감 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20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코스닥150 관련 상품은 최근 한 달 전체 ETF 상품 가운데 자금 순유입이 가장 많은 상품 1~3위를 차지했다.

KODEX 코스닥150에 가장 많은 4조9849억 원이 유입됐다. KODEX 코스닥150 2배레버리지와 TIGER 코스닥150에도 각각 2조590억 원과 1조6076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코스닥150 종목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57%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 ETF로 대규모 자금 유입은 코스닥 지수 주요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코스닥 주식 현물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가 감지된다.

2월 들어 이날까지 기관은 7471억 원, 외국인은 4133억 원을 순매수하며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은 9조3125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9조2729억 원을 순매도하며 수급이 엇갈렸다.

이 같은 기관과 외국인의 코스닥 매수세는 1월 말부터 본격화했다.

1월 한 달 동안 기관의 코스닥 순매수 금액은 총 10조881억 원, 외국인은 5260억 원으로 집계됐다. 1월23일까지만 해도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1337억 원에 불과했고 외국인은 3892억 원을 순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월말에 집중 매수가 이뤄진 셈이다.

기관과 외국인의 코스닥 선호 배경에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제도 개선 움직임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여당은 코스닥 3천을 코스피 5천의 후속 목표로 삼고 증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코스피가 처음으로 장중 5천선을 돌파한 다음 날인 1월22일 열린 ‘코스피 5천 특별위원회’에서 코스닥 3천 달성을 공식 목표로 내걸었는데 이후 이를 위한 구체적 정책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기획예산처는 1월 말 연기금 자산운용 평가 벤치마크를 기존 '코스피 100%'에서 '코스피 95% + 코스닥150 5%'로 변경했다. 코스닥150지수에 투자하지 않으면 수익률 평가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로 바뀌면서 기관 자금이 코스닥으로 유입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ETF·기관·외국인 '코스닥 집결', 정책 모멘텀 타고 '3천닥' 꿈 키운다

▲ 금융위원회는 이달 12일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도 이달 12일 주가 1천 원 미만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 신설 등을 담은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한국거래소도 이에 맞춰 코스닥 부실기업 신속 퇴출 추진 계획과 상장폐지 집중관리단 신설 등의 방안을 내놨다.

그동안 코스닥은 코스피에 비해 우량주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지수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부실기업 퇴출을 통한 체질 개선이 가속화한다면 부정적 인식이 걷히면서 지수 상승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코스닥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닥 시장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기관의 강력한 수급을 바탕으로 확실한 상승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금융위의 코스닥 주요 정책은 대부분 올해 상반기 안으로 실시될 것"이라며 "앞으로 정책을 고려할 때 현재 시점에서 코스닥 150 ETF나 코스닥에서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을 일부 편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24.69% 상승했다. 이날도 코스닥은 전날보다 0.58%(6.71포인트) 떨어진 1154.00에 정규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과 이란의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에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음에도 약보합권에서 장을 마치면서 충격을 버텨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