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9월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플라자호텔에서 윤윤수 미스토홀딩스 회장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다. <미스토홀딩스>
물론 최대주주인 피에몬테가 윤윤수 미스토홀딩스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라는 점에서 배당 재원 운용을 둘러싼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적 개선이 뒷받침될 경우 오너 일가의 배당 수익도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스토홀딩스가 오랜 기간 적자를 냈던 미국 법인 사업을 접으며 수익성 개선에 시동을 걸고 있다.
미스토홀딩스는 지난해 11월부터 북미법인 휠라USA의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오프라인 유통망을 정리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사업 규모를 축소했다. 미스토홀딩스는 해당 구조조정은 북미 사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휠라USA는 1990년 설립돼 북미 시장에서 의류와 신발의 도소매 사업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의류 수요가 급감하며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됐다. 휠라USA의 순손실은 2022년 802억 원, 2023년 1516억 원, 2024년 1234억 원 수준이었다.
최근 미스토홀딩스의 실적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북미 법인 구조조정 효과와 중화권 유통 사업 확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스토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2조4652억 원, 영업이익 344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13.6% 증가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법인 사업 중단으로 적자 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인기가 높은 국내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 유통 사업을 확대하면서 기존의 정체된 사업 구조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미스토홀딩스는 북미 시장 철수 이후 중화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중화권 MZ세대 사이에서 K브랜드 인기가 높아지자 인디 패션 브랜드를 앞세워 대만,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 유통을 강화하고 있다. 마리떼프랑소와저버와 마르디메크르디는 중화권 독점 유통권을 확보했으며, 마뗑킴의 경우 중국 내 독점 유통·판매권을 두고 국내 패션사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 법인의 적자 폭이 줄어들면서 주주환원 여력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적 회복세에 힘입어 배당 여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미스토홀딩스는 그동안 주가 부양과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환원 기조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실제 미스토홀딩스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최대 5천억 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주가가 오랜 기간 정체되면서 배당이 사실상 유일한 환원 수단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미스토홀딩스의 주가는 수년간 3만 원대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10월31일 기준 주가는 3만6800원으로 2년 전과 유사한 수준이다.
▲ 2022년 2월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윤근창 미스토홀딩스 대표이사. <미스토홀딩스>
눈에 띄는 점은 배당 성향이다.
미스토홀딩스는 2022년 27.6%에 이어 2023년에는 153.8%라는 이례적 배당 성향을 기록했다. 2024년에도 82.5%를 유지하며 고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8월 1500억 원, 10월 361억 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단행했다.
미스토홀딩스의 고배당 정책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곳은 최대주주인 피에몬테다. 피에몬테는 미스토홀딩스 지분의 35.81%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인 미스토홀딩스 위에 또 다른 회사인 피에몬테가 위치한 이른바 ‘옥상옥’ 구조인 셈이다.
그룹의 최상단에 위치한 피에몬테의 최대주주는 윤윤수 회장으로 지분 75.18%를 보유하고 있다. 윤근창 대표는 4.05%, 윤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전동스쿠터 제조업체 케어라인이 20.77%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오너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피에몬테는 지난 2017년 지주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자회사의 지분을 취득해 경영 자문, 사업 지도 및 정리·육성 등을 주된 사업으로 삼고 있다.
피에몬테는 최근 몇 년간 미스토홀딩스로부터 꾸준히 고액의 배당금을 수령해왔다. 2022년 262억 원, 2023년 190억 원, 2024년 232억 원을 지급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3221억 원에 이른다. 다만 설립 이후 아직까지 외부 배당을 실시한 적은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피에몬테가 쌓아온 현금이 향후 윤 회장 일가의 상속·승계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피에몬테가 내부 유보금을 배당 형태로 외부에 지급할 경우 윤근창 대표가 지분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실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스토홀딩스 관계자는 “탄탄한 사업 부문으로부터 유입되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취득 등을 결정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하고 효과적인 주주환원 방법을 모색하고 성실히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