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업종이 국내 주식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어느 곳에 투자 무게중심을 둘 지 고민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프리 어닝시즌' 주가 탄력성 측면에서 SK하이닉스가 비교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잘나가는 반도체주 투톱 중 뭐 살까, 증권가 '실적 모멘텀 우위' SK하이닉스에 한 표

▲ 23일 SK하이닉스 주식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장중 36만3천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국내 증권사를 중심으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며 투자심리를 북돋웠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36만 원에서 45만 원으로 높여잡았다.

SK증권도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48만 원으로 상향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등이 단기 부담일 수 있지만, 중장기 주가는 이익 흐름에 순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거래소 종가 기준 SK하이닉스 주가 36만1천 원보다 10만 원가량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바라본 셈이다.

이미 SK하이닉스 주가는 9월1~23일 동안 41% 적잖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27% 올랐다.

반도체주 강세의 원인으로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전통 반도체 수요 확대가 꼽힌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시황이 기대보다 더 좋아진 이유는 AI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상향조정으로 서버 주문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짚었다.

시가총액 1,2위의 대형 반도체주가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도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이후 22일까지 코스피가 8.9% 상승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주도 장세 성격이 짙어졌다”며 “코스피 내 시총 비중 약 27%를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이 9월 23%대 폭등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사이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21일(현지시간) ‘메모리 슈퍼사이클’ 보고서에서 한국 반도체 업종을 향한 투자 의견을 ‘시장 평균(in-line)’에서 ‘매력적(attractive)’로 상향했다.

모간스탠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둘러싼 기회가 업계 성장률을 앞서고 있고, AI 서버와 모바일 D램 수요로 일반 메모리칩의 가격 변동률이 다시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별종목으로 살펴보면 두 회사의 경쟁만큼이나 주가 경쟁도 치열하다.

22일 삼성전자 주가가 4.77% 상승하는 동안 SK하이닉스 주가는 0.57% 하락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수주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지만, HBM 부문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주가는 시장 입지 약화 우려로 주춤한 것이다.
 
잘나가는 반도체주 투톱 중 뭐 살까, 증권가 '실적 모멘텀 우위' SK하이닉스에 한 표

▲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HBM 메모리 기술 전시용 모형.


투자자로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가운데 어떤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유리할지 판단해야하는 시점이다.

증권가는 실적측면에서 SK하이닉스의 투자매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025년 3분기 매출액은 직전분기 대비 10.2% 늘어난 24조4990억 원으로, 이전 전망보다 증가한 규모”라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실적 대비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 국면에 있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실적으로 매출 23조6천억 원과 영업이익 11조 원을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46만 원으로 35.2% 상향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상회하며, 4분기에도 이익 증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SK하이닉스의 2025년과 2026년 영업이익을 기존대비 각각 3.8%와 35.9%씩 상향한 39조3천억 원과 56조 원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내년에도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을 제치고 HBM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김동원 연구원은 “내년 엔비디아 HBM 시장은 HBM4부터 본격적인 공급망 다변화가 예상된다”며 “그럼에도 마이크론이 HBM4 속도와 생산능력 측면에서 열위에 있는 것으로 추정돼, 삼성전자 시장 진입 가능성에도 SK하이닉스 공급 점유율 1위 시장 지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