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반도체 설계 능력에도 생산 한계 뚜렷, TSMC와 삼성전자에 위탁생산도 막혀

▲ 대만 타이베이에서 11일 열린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에서 한 방문객이 실리콘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기술 기업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설계해도 현지 파운드리 기업인 SMIC의 생산 능력이 제한돼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투자은행이 전망했다. 

중국 반도체 설계 업체가 삼성전자나 대만 TSMC에 위탁생산하는 선택지도 미국의 제재에 가로막혀 현실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22일(현지시각) 중국 기업이 인공지능 반도체를 자체 설계해도 생산 제약을 뚫기 어렵다고 전망했다고 투자전문지 인베스팅닷컴이 보도했다. 

화웨이와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기술기업은 자사의 인공지능 서비스에 최적화한 반도체를 직접 설계해 SMIC와 같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에 생산을 맡긴다. 

그러나 SMIC가 미국의 대중 첨단 제조장비 반출 제한 대상이라 아무리 반도체를 미세공정으로 설계해도 생산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화웨이는 지난해 5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출시했다고 주장했지만 생산 한계로 7나노 공정에서 제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프리스는 “SMIC는 7나노 반도체 양산이 가능한 유일한 중국 파운드리이지만 업계의 요구를 못맞추고 있다”며 “장비에 접근이 어려워 수율이 여전히 낮다”고 분석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이 SMIC 대신 삼성전자나 TSMC에 생산을 맡기는 선택지도 있다고 제프리스는 지목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TSMC 또한 미국 당국이 올해 1월16일 발표한 ‘첨단 인공지능 반도체 규정’ 대상이라 중국 반도체를 생산하기 어렵다. 

이 규정에 따르면 파운드리 업체가 14나노~16나노 이하 공정으로 트랜지스터 기준 300억 개 이상 집적된 반도체를 제조할 때는 고객사가 누군지 미국에게 보고해야 한다.

제프리스는 “트랜지스터가 300억 개보다 적게 들어간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최신 H20이나 SMIC 7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중국 제품과도 경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프리스는 “미·중 통상협상이 반도체 규제 완화 변수가 될 수 있으며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