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투운용 100번째 ETF로 유럽 방산 선택, 남용수 "10년 이상 성장세 지속될 것"](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9/20250923130401_145232.jpg)
▲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한 '한투운용 방산펀드 세미나'에서 ACE 유럽방산TOP10 ETF와 글로벌 방위산업 변화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방산펀드 세미나’에서 글로벌 방위산업 변화의 중심에 유럽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투운용은 이날 회사의 100번째 상장지수펀드(ETF)로 ‘ACE 유럽방산TOP10’을 상장했다.
ACE 유럽방산TOP10은 한투운용의 첫 번째 방산테마 상품이기도 하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방산주가 주목을 받으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잇따라 한국, 미국, 유럽 등 방산테마 ETF를 내놨다.
현재 국내 증시에는 10개가 넘는 방산 투자 ETF가 상장해 있고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은 K방산 레버리지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한투운용은 지금까지는 이런 방산 ETF 경쟁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 방산 투자 펀드 운용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그런데 이날 ACE 유럽방산TOP10 ETF 상장으로 방산 ETF 경쟁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것이다.
방산투자에 관한 수요가 계속되면서 기존 펀드보다 접근성이 좋고 거래가 용이한 ETF 상품으로 투자자 유입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장] 한투운용 100번째 ETF로 유럽 방산 선택, 남용수 "10년 이상 성장세 지속될 것"](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9/20250923130411_183332.jpg)
▲ 김현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퀀트운용부 책임이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운용전략과 성과 등을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ACE 유럽방산TOP10는 유럽 증시에 상장된 방산기업의 시가총액과 12개월 매출 성장률을 50%씩 반영해 상위 10개 종목을 선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자주포, 장갑차, 탄약 등 지상전 방위분야에 특화된 기업인 ‘라인메탈’을 20% 비중으로 가장 크게 담고 영국의 ‘BAE시스템’, 북유럽의 ‘사브(Saab)’,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와 위성통신과 레이더 등 차세대 첨단방위 기술을 보유한 ‘탈레스’ 등을 주요 종목으로 한다.
남 본부장은 “국내외 방산기업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ACE 방산 테마 ETF 출시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탈세계화 시대, 세계 안보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방위산업 성장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시점 고민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투운용은 또 시장 선발주자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한 한국 방산을 피해 구조적 성장이 예상되는 유럽 방산으로 눈을 돌려 승부를 건다.
남 본부장은 “세계 방위산업의 변화가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고 이 패러다임을 쫓아가려면 유럽 방산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유럽 방산의 구조적 성장세는 10년 이상 갈 장기적 흐름이라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방산 투자를 단기 트렌드가 아닌 장기적으로 꾸준히 보유할 투자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뒤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안보 변화가 굉장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유럽은 현재 70여 년 만에 재무장을 하면서 2020년 이후 글로벌 방위비 지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각 국가들에 안보 위협은 미래가 아닌 이미 시작된 위협이기 때문에 관련 예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는 202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2.2%, 약 660조 원의 방위비를 2035년 GDP 대비 5%까지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2035년까지 유럽지역 방위비는 1543조 원 규모로 늘어난다.
이는 2024년 기준 글로벌 전기차시장 규모(1807조 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바이 유럽피안’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방위비 지출의 50%를, 2035년에는 60%를 유럽 안에서 소비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남 본부장은 “방산과 같은 수주산업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수주절벽’인데 유럽기업들은 정세 변화와 관련 정책 기조에 힘입어 안정적 수주잔고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곧 연구개발(R&D) 투자 집행으로 이어지면서 차세대 첨단무기 개발, 우주방산분야로 확장 등 추가 성장 발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 본부장은 “실제 유럽은 방위산업 매출의 약 1.5%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인공위성, 드론을 비롯한 첨단분야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부분이 한국, 미국 방위산업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유럽 국가들이 방위산업에서 민간과 국방분야를 동시에 육성하는 ‘듀얼웨이’ 정책을 펼치면서 기업들의 민간분야 진출이 활발한 점, 수요와 공급이 함께 증가하고 있는 점 등도 유럽 방산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남 본부장은 세미나 뒤 쏟아진 방산주 주가 고점 우려에 관해 “국내외 방산주는 짧은 기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고점 인식이 많은 것 같다”며 “다만 2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 기업 투자는 이미 늦었다고 했었던 것과 같이 방산도 앞으로 성장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답변해 상품에 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