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협상에 합의를 이뤄내면서 향후 증시 전망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 리서치센터에서는 우선 불확실성 해소를 반기는 데 더해, 주도 업종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리스크 해소' 증권가 리서치센터 진단, "조선주 새 궤도로" "방산주 추가 동력"

▲ 한국과 미국이 관세협상을 타결한 가운데 약 2주 뒤 양국 정상이 회담을 갖기로 했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교역국에 부과키로 한 상호관세의 유예기한 마감을 하루 앞두고 한국과 미국이 협상에 이르렀다.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기존 25%에서 15%로 줄어들었다. 

이 밖에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며 에너지와 농산물 등을 수입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다만 철강이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 품목관세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

이 밖에 약 2주 뒤에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기로 했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한미 협상의 결과를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었다.

앞서 유럽연합과 일본이 비슷한 수준의 합의에 도달해 어느정도 결과가 예상되는 상황이긴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막판까지 변수를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우선적으로 이같은 불확실성이 제거돼 증시에 우호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은 “대미 투자와 미국산 제품구매 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협상을 잘한 것으로 해석한다”며 “유럽, 일본과 동일한 15% 관세 적용은 한국수출에 불리했던 요인이 제거되는 것”이라 말했다.

삼성증권도 “관세 불확실성으로 주춤했던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예상된다”며 “외국인투자자의 한국주식 비중은 여전히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어서 외국인 자금 추가 유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한미 무역협정 타결로 인해 한국 주식시장에는 긍정적 반응을 보일 것으로 시장은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옥석가리기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관세 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수출과 무역수지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개별적인 상승 계기가 존재하는 업종을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세 리스크 해소' 증권가 리서치센터 진단, "조선주 새 궤도로" "방산주 추가 동력"

▲ 한화오션 등 조선주는 주도주의 지위를 점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조선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왔는데, 이번 협상에서는 양국이 미국 조선업 부활에 협력하기로 명시됐다.

이미 조선주 주가는 기대감 선반영에 크게 올랐지만 협력이 명문화되면서 추가적인 상승동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산업의 시가총액 규모에 비해 매우 큰 펀드가 결성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존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결과”라 평가했다. 

이어 “추후 해당 펀드의 세부구성에 따라 일부의견에 대한 조정은 발생할 수 있으나 분명한 점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있던 사이클 산업과는 궤를 달리 하는 구간에 진입해 있고 아직 어떤 놀라운 일들이 더 벌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라 말했다.

현대차증권은 “대미투자 3500억 달러 중 1500억 달러는 조선특화펀드로 선박의 설계·건조, 기자재, 유지보수 등 조선업의 전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방산 역시 추가적인 상승동력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무역 협상이 마무리되면 곧 각국의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마침 최근 글로벌 업계에서 한국 방산의 위상이 강화되며 수출이 늘고있기 때문이다.

조선과 방산 두 업종은 환율로부터도 추가적인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들의 수출 경쟁력이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관세 리스크 해소는 긍정적이나 업종별로 경쟁력 관점에서 희비가 구분된다”며 “조선, 방산 등은 수혜주로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 말했다. 

KB증권도 “이번 협상을 토대로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며 “중장기적으로 조선업과 방산에 대한 관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