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주식담보 비율이 1년 전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CEO스코어가 집계해 발표한 30대 그룹 오너 일가 363명의 주식담보 대출현황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약 1년 전에 비해 담보로 제공된 오너일가 주식의 비중이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은 현대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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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왼쪽) 한진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현대그룹 오너 일가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비중이 4.8%에 머물렀으나 이번 조사에서 42.8%로 38.0%포인트나 상승했다. 현정은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담보제공 비중은 같은 기간 6.1%에서 54.4%로 48.3%포인트 높아졌다.
한진그룹도 지난해 10월말 기준 17.8%였던 주식담보 비중이 올해는 36.3%포인트가 상승해 54.0%로 나타났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해 주식담보 제공액이 전혀 없었으나 올해는 보유주식 가치 2206억 원 가운데 52.7%에 이르는 1163억 원이 담보로 제공됐다.
두 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해운업황 악화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오너일가가 보유주식을 대출을 위해 담보로 내놓아 주식담보 제공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조사에서 국내 30대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제공비중은 약 1년 사이 9.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30대그룹 오너 일가 363명 가운데 전체의 30.3%인 110명이 9월 말 기준으로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총액이 가장 많은 곳은 효성그룹으로 오너일가 4명이 1조3668억 원 규모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오너일가가 보유한 총 주식가치의 76.1%가 담보로 제공된 것이다.
두산그룹이 오너일가 15명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금액을 모두 합쳐 8677억 원, CJ그룹이 8370억 원으로 효성그룹의 뒤를 차례로 이었다.
이밖에 LG그룹(7402억 원), SK그룹(6938억 원), GS그룹(5985억 원), 한화그룹(5335억 원), 롯데그룹(1980억 원), 한진그룹(1천693억 원), OCI그룹(1660억 원) 순으로 주식담보 제공액이 많았다.
개인별 주식담보 제공액이 가장 많은 이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 8370억 원에 이르렀다.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미래에셋그룹, 하림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담보로 제공된 오너일가 주식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