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인수사업부문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말이다.
 
김형종, 한섬의 인수 의류브랜드 재단장해 회생하는 솜씨 보여

▲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


김 사장은 인수한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하나의 ‘한섬’ 안에서 여러 브랜드를 갖춤으로써 잠재 고객층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5일 한섬에 따르면 김 사장은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여성복 브랜드 가운데 오브제의 리뉴얼을 마치고 오즈세컨과 세컨플로어의 리뉴얼도 서두르고 있다.

김 사장은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한섬글로벌 자회사 아래에 두고 있었는데 올해 10월 흡수합병해 직접 챙기고 있다.

김 사장은 오브제의 핵심 라인이었던 헤리티지 라인을 30%가량 줄이고 한섬 특유의 여성미가 담긴 포멀&데일리 라인을 확대했다.

포멀&데일리 라인을 확대한 것은 ‘한섬’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것으로 한섬 안에서의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것이다.

한섬은 기존 브랜드 ‘MINE’과 ‘TIME’, ‘SYSTEM’ 등 고가 여성복 브랜드들로 안정적 매출을 내고 있지만 고객층이 한정적이라는 게 단점이었다.

새로 인수한 브랜드들이 나름의 색깔을 띠게 되면 단조로운 고객층을 다변화하고 매출을 큰폭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김 사장은 기대한다.

김 사장은 인수한 브랜드의 매출을 2020년까지 1600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목표는 2017년보다 10%가량 높인 1100억 원으로 잡았다.

김 사장이 처음 손 본 오브제는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재탄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한섬은 바라본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브제 브랜드 리뉴얼을 놓고 “한섬의 오브제 브랜드 매출이 2017년 3분기보다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인수합병 한 브랜드의 실적 반등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오브제에도 한섬의 다른 브랜드처럼 판매 전략으로 ‘노 세일’을 도입했다. 한섬의 브랜드 파워를 새로 인수한 브랜드들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김 사장은 2012년 한섬을 맡았을 때부터 초반 매출을 포기해서라도 고급 브랜드 입지를 위해 힘썼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한섬의 브랜드는 '고급'으로 통한다.

한섬이 운영하고 있는 주 단위 품평회도 오브제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김 사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패션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기존 한섬 브랜드에 제품 품평회를 진행해 왔는데 인수한 브랜드에도 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현대백화점이 2012년 한섬을 인수하면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투입됐다가 2013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노세일, 고급화’ 전략으로 타임과 시스템 등 고급 브랜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데 주력해 성과를 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