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래에셋그룹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인수를 본격화하면서 국내 가상자산시장 전반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코빗이 기존 코인 거래 수수료 중심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기반의 사업 다각화를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품에 안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오세진 점유율 경쟁 넘어 '수익모델 전환' 노린다

▲ 미래에셋그룹이 코빗 지분을 인수하며 오세진 코빗 대표(사진)도 거래 수수료를 넘은 수익원 확대에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진 코빗 대표는 당분간 대표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금융당국의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규제 등이 사업 확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코빗이 전통금융그룹인 미래에셋그룹에 편입되며 단순 사업 안정성 확보뿐 아니라 이후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열릴 때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13일 코빗 지분 92.06%를 1334억7988만 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지분 취득은 5일 이사회에서 결의됐으며 취득예정일자는 미정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기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지분 인수"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의 기관·법인 네트워크를 코빗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지분 취득의 전략적 강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재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는 비영리 법인에만 허용된 상태로 영리법인은 허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거래 허용을 전제로 가상자산업계 안팎에서 준비 작업이 이뤄지는 단계인데 미래에셋이 코빗 인수를 통해 선제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코빗은 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면허도 갱신 받았다. 시중은행 신한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이어가며 서비스 안정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코빗이 사업모델 전환에 나설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빗은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5곳 가운데 상대적으로 거래량 기준 점유율 경쟁에서 뒤처진 곳으로 평가된다. 거래량으로 보자면 코인게코 기준 코빗은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5곳 가운데 4위 수준이다.

기존 수수료 의존 모델로는 한계가 있던 만큼 코빗은 사업모델 전환이 더 절실한 상황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도 코빗의 거래량 점유율 경쟁 자체를 넘어 향후 블록체인 기술 기반 전통 금융사와 시너지에 주목한다.

앞으로 가상자산거래소는 단순히 발행된 코인을 거래하고 받는 거래수수료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구조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기반 사업 다각화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거래소가 단순 매매 플랫폼을 넘어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진화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거래수수료만이 아니라 다른 수익원을 모색하는 분위기는 이미 가상자산업계 곳곳에서 감지된다.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기준 업계 1위 업비트도 거래소를 넘어 결제·스테이블코인 인프라로 확장하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교환 협약으로 페이먼트 분야에서 협업이 강화할 가능성이 나온다.

전통금융권과 가상자산사업자들은 토큰증권(STO), 실물자산토큰화(RWA) 등 수익원 확장에도 관심을 가지고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빗과 미래에셋이 미래 청사진을 그릴 밑바탕이 충분히 다져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오세진 코빗 대표는 당분간 경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미래에셋 측 지분 취득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닥사, DAXA) 의장을 맡는 등 업계 내 입지도 탄탄해 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경영 연속성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바클레이즈 서울지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서울지점 등에서 일한 금융전문가로 2019년 코빗에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합류했다.

2020년 대표에 오른 뒤 지난해 말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는 2028년까지다. 오 대표는 2024년 말에는 2년 임기의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 의장에도 올랐다.
 
미래에셋 품에 안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오세진 점유율 경쟁 넘어 '수익모델 전환' 노린다

▲ 가상자산업계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이 코빗 지분을 인수하며 코빗이 단순 점유율 경쟁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 금융 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바라본다. 


최근 금융당국에서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규제 등을 검토하고 있는 점은 오 대표의 미래에셋과 협업에 변수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빗썸에서 발생한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이후 가상자산 시장을 향한 금융당국 검사는 더 촘촘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가상자산 ‘2단계 법’에서 대주주 지분율 규제가 적용되면 미래에셋 측이 매입한 코빗 지분 92% 가운데 대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미래에셋의 지분 매입 전 지분율 규제 내용이 확정되면 지분 인수 규모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

금융당국과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가 구성한 ‘긴급대응반’은 빗썸을 포함해 코빗, 업비트, 코인원, 고팍스 등 5개 주요 거래소의 보유자산 검증 체계와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점검 결과는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의 자율규제 강화와 향후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 과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