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덕규 베트남무역진흥청 코리아데스크 팀장이 4일 베트남 롯데호텔 하노이에서 열린 ‘2025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in 하노이’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복덕규 베트남무역진흥청(VIETRADE) 코리아데스크 팀장은 4일 베트남 롯데호텔 하노이에서 열린 ‘2025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in 하노이’에서 아세안 협력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세안은 한국에는 두 번째로 큰 교역 파트너다. 산업협력과 시장의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하면 가장 중요한 협력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도 아세안에 실질적으로 가장 투자를 많이 하는 나라로 꼽힌다.
한국은 그동안 삼성, LG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아세안시장 투자를 주도해왔다. 그리고 대기업과 그 협력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협력이 자리를 잡으면서 최근에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아세안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복 팀장은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지역을 대상으로 한 투자의 방향이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중견기업으로 움직이고 협력분야도 서비스, 소비재로 확산하고 있다”며 “이런 방향성은 굉장히 옳지만 작은 기업들의 진출이 많아지면 금융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복 팀장은 “중소·중견기업은 위험부담을 떠안을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또 금융지원을 안 해주면 회사가 성장해 여유자금이 생길 때까지 투자를 기다려야 하는데 그러면 산업협력은 밀릴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복 팀장은 금융지원의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이슬람 금융상품, ‘오일머니’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코트라에서 미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거쳐 라는 생각을 했다”며 “오일머니는 항상 투자할 곳을 찾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금융사들이 이슬람 금융 연구도 하고 도전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지 시장을 파악할 수 있는 산업 지도 등 정보 지원도 필요하다.
복 팀장은 “중소·중견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금융만큼 중요한 것이 현지 시장이다”며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시장이 있으면 돈이 딸려도 진출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지역이 실제 한국 기업들의 시장조사에 도움이 될 산업의 맵(지도) 등 정보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을 짚었다. 이런 부분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 복덕규 베트남무역진흥청 코리아데스크 팀장이 4일 베트남 롯데호텔 하노이에서 열린 ‘2025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in 하노이’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복 팀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아세안+3는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는 전체적 그림에서는 큰 의미가 있지만 성장의 축인 아세안 국가들이 산업 경쟁력을 내재화하지 못하면 아시아도 흔들릴 수 있다”고 바라봤다.
결국 아시아 경제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아세안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 팀장은 “투자시장만 봐도 아세안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 제3국에서 들어오는 것은 많지만 아세안 국가들 사이에서 투자는 굉장히 약하다”며 “자체 역량이 형성돼 아세안 내부에서 투자가 돼야 실질적 성장의 궤도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 팀장은 “아직 아세안은 한 국가의 성장이 다른 지역을 이끌면서 같이 발전하기보다 다 비슷하게 ‘백업’하기 바쁜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이런 역할을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가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 팀장은 이날 발표를 시작하면서 “아세안 협력은 한국에 항상 중요한 이슈이고 신남방의 핵심은 결국 아세안이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글로벌 무역분쟁의 위협, 한국의 인구구조 문제 등 대응을 위해서라도 인력과 자원을 보유한 동남아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우리에게는 동남아시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 팀장은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에서 손꼽히는 아세안지역4 전문가다.
경기 광명고, 중앙대 사회과학대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코트라에 입사해 미국 달라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에서 무역관을 지냈다.
신남방비즈니스 데스크, 인도네이사 비즈니스협력센터 운영팀장을 거쳐 2024년 2월부터 베트남무역진흥청 코리아데스크 팀장을 맡고 있다. 박혜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