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3년 만에 수익성 후퇴 조짐, 재신임 받은 손정현 '성장 정체' 돌파구 찾아라

▲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이사가 원두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비용이 증가하는 환경을 뚫고 회사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손정현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스타벅스 수익성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이사는 첫 임기 2년 동안 큰 폭의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어왔으나 한국 스타벅스가 매장 수 기준 세계 3위 규모로 몸집을 불리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시급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손정현 대표는 한국 시장에 맞춘 독자 경영을 강화하며 SCK컴퍼니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왔다. 올해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동시에 연중 최대 행사인 겨울 e-프리퀀시가 큰 흥행을 거둬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3분기 SCK컴퍼니는 영업이익 630억~700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최대 추정치를 기준으로 봐도 1454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22억 원)보다 약 2% 증가하는 데 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의 올해 SCK컴퍼니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960~2095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052억 원(일회성 비용 제외)보다 후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SCK컴퍼니 측은 “올해 들어 원두 가격과 환율이 상승한 여파로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장민지 교보증권 연구원은 “스타벅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2024년 3분기보다 5.4% 감소했을 것”이라며 “원두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부담이 2분기에 이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손 대표는 2022년 5월 송호섭 전 대표가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사태로 중도퇴임한 뒤 그해 11월 말 SCK컴퍼니 수장에 올랐다. 당시 캐리백 리콜 등 수습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등으로 인해 2021년 2393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이듬해 1224억 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10%에서 4.7%로 수직 하락했다.

공교롭게도 2021년 10월 스타벅스가 이마트 연결 자회사로 편입된 직후 실적이 크게 후퇴한 것이다. 

애초 SCK컴퍼니는(당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스타벅스 미국 본사인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이 50대50으로 설립해 20년 넘게 사업을 함께 했다. 그러다 2021년 7월 미국 본사는 지분 17.5%, 32.5%를 각각 이마트와 싱가포르 투자청(GIC)에 매각하고 국내 스타벅스 사업에서 손을 뗐다.

앞서 SCK컴퍼니의 전년과 비교한 연간 영업이익은 2023년 14.2%, 지난해 46.8% 증가했다. 2022년 11월 손 대표 취임 뒤 고속 성장을 거듭한 것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손 대표는 올해 9월 신세계그룹 인사에서 SCK컴퍼니 대표로 재신임을 받았다. 

올해 들어 또 다시 SCK컴퍼니 수익성이 지지부진하면서 새 임기를 시작하는 손 대표의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스타벅스는 지난해 8월부터 5개월에 걸쳐 음료 가격을 차례로 인상했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 SCK컴퍼니 영업이익률은 4.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3%포인트 뒷걸음쳤다.
스타벅스 3년 만에 수익성 후퇴 조짐, 재신임 받은 손정현 '성장 정체' 돌파구 찾아라

▲ 스타버스 2025년 겨울 e-프리퀀시 증정품 이미지. < SCK컴퍼니 >

지난해 말 한국 스타벅스는 매장 수 2천 개를 돌파하며 세계 3위 규모로 올라섰다. 올해도 100곳 이상의 점포를 새로 연다는 방침 아래 공격적 출점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손 대표는 가격 인상 카드를 이미 소진한 상태에서 한국 스타벅스의 거대한 몸집을 뒷받침할 새로운 수익성 기반을 마련해야 할 과제를 안은 셈이다.

손 대표는 한국시장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SCK컴퍼니 실적 개선을 이끌어왔다. 

스타벅스는 직원이 직접 주문을 받고 고객을 불러 음료를 전달한다는 기존 원칙에서 벗어나 2023년 하반기부터 일부 매장에 진동벨 도입을 시작해 확산하고 있고, 키오스크 시범 운영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냄새가 심한 경우를 제외하곤 허용했던 외부 음식 취식을 전국 매장에서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이 국내 독자 경영을 시작한 뒤 스타벅스만의 색깔이 옅어진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근래에는 이 같은 조치에 관한 국내 소비자들의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룬다.

손 대표는 6월 한국 스타벅스에 또 다른 큰 변화를 줬다. ‘스타벅스 리워드’ 출시 14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스타벅스 리워드는 웰컴·그린·골드 등급 순으로 구성됐다. 이번 개편으로 무료음료 쿠폰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별 지급 기본 금액을 기존 1천 원에서 3천 원으로 올리는 대신 기존 별 쿠폰 교환이 제한됐던 그린 등급 회원 혜택을 늘리고, 기존 그린·골등 등급 회원들이 적립한 별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음료뿐 아니라 푸드, 기획상품(MD)으로 넓혔다. 리워드 참여고객과 함께 신규 고객 수도 크게 증가하면서 누적 회원 수 15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리워드 개편이 신규 고객 유입과 함께 일으킨 손익 개선 효과는 올 하반기 실적 발표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손 대표가 올해 SCK컴퍼니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연중 최대 행사인 겨울 e-프리퀀시의 흥행이 중요한 상황이다. 

스타벅스는 10월30일부터 12월31일까지 겨울 e-프리퀀시를 열고 미션 음료를 포함한 17잔의 음료를 구매해 프리퀀시를 완성하면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MSGM과 협업한 담요와 휴대용 가습기, 파우치, 양말 등을 증정한다.

앞서 SCK컴퍼니는 2023년 연간 실적을 발표하며 영업이익이 증가한 주요인으로 연말 프리퀀시 행사 호조를 꼽은 바 있다.

SCK컴퍼니 관계자는 “하반기 e-프리퀀시 실적이 반영되면 이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