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알리바바)이 손잡고 만든 합작법인이 기업 결합 승인을 받아 출범을 앞두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신세계그룹 지마켓(G마켓·옥션 운영사)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공동 지배하는 기업 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G마켓-알리바바 합작사 출범 가닥, 공정위 '고객 정보 공유 금지' 조건부 승인

▲ G마켓과 알리바바 합작법인이 공정위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공거래정위원회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은 두 회사의 고객정보 및 데이터 관리에 대한 자진시정 조치를 기반으로 최종 승인됐다.
 
기업 결합 승인 직후 신세계와 알리바바는 "한국 판매자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해 우수한 '한국 상품'의 해외 판매를 늘리겠다"며 "두 회사 협업으로 고객에게는 상품 선택의 폭을 크게 늘려주고 첨단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판매자의 역량과 고객 만족 모두 크게 높이는 독보적 상생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합작법인의 청사진이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가 5대5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자회사로 편입돼 각각 독립적 운영 체계를 유지하면서 협업하게 된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는 합작법인 조직 구성과 이사회 개최, 사업 계획 수립 등을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

G마켓은 판매자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에 본격 나섰다. G마켓에 등록된 약 60만 판매자들은 올해 안에 해외 고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마켓 판매자들이 해외에 판매할 상품은 약 2천만 개다. 상품 대다수가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란 점에서 상당한 수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합작법인은 보고 있다. 

판매자들의 해외 판매는 G마켓을 통해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첫 진출 지역은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 나라다. K팝과 한국 상품에 대한 인기와 선호도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이어 유럽과 남아시아, 남미, 미국 등 알리바바가 진출해 있는 200여 개 국가 및 지역 시장으로 판로를 점차 확대한다.
 
G마켓 판매자들은 글로벌 플랫폼에 단순히 상품을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통관, 물류, 현지 배송 및 반품, 고객 관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체계화된 시스템을 활용하게 된다.
 
G마켓 판매자들은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상품 코너에도 입점한다. 판매자들의 판매 채널은 늘어나고 알리익스프레스 고객들의 상품 선택 폭은 한층 넓어질 수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상품 전용관인 ‘K-베뉴’ 채널은 올해 7월 거래액이 1년 전보다 290% 이상 늘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질적 성장’에도 더욱 역량을 쏟는다. '크로스보더(국경을 넘나드는) 직배송' 포지셔닝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3~5일 내 해외 직구 배송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G마켓은 알리바바가 쌓아온 첨단 기술 인프라도 적극 활용한다. 알리바바는 글로벌 유통망뿐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오픈소스 모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G마켓이 소비자 경험과 셀러 지원 측면에서 혁신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알리바바의 첨단 기술 적용이 이뤄지면 G마켓 고객들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에서 구현되고 있는 것과 유사하게 개인 쇼핑 어시스턴트를 통해 24시간 맞춤형 상품 및 혜택 추천과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를 상호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국내 소비자 데이터를 기술적으로 분리,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상대방의 소비자 데이터 이용을 금지하는 조건으로 합작법인 설립을 승인했다.

신세계그룹와 알리바바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빈틈없이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고객데이터 관리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고 지속 검증을 받기로 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합작법인은 경영진 구성과 구체적 사업 계획 수립이 완료되는 대로 고객과 판매자들에게 비전을 밝히고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