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성수전략지구 경관계획안. 서울시는 초고층빌딩 사이에 통경축을 확보해 물결 모양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서울시>
그동안 2구역에 관심을 보인 포스코이앤씨와 DL이앤씨, 삼성물산은 성수 재개발의 첫 깃발을 꽂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5일 도시정비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성수전략정비구역 1~4구역 가운데 먼저 입찰공고를 낸 1구역에서 재공고가 예상되면서 가장 빨리 시공사를 선정하는 곳은 성수 2구역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1~4구역으로 나눠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모두 공사비 조 단위 한강변 사업지로 대형 건설사들이 일찌감치 큰 관심을 보였다.
모두 올해 말이나 2026년 상반기에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성수 1구역이 가장 빠른 8월21일 입찰공고를 냈다. 2구역은 지난 4일 입찰공고를 게시했다.
2구역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등이 관심을 보여 경쟁입찰 가능성이 높다.
전날 입찰공고에 따르면 입찰마감은 10월28일로 경쟁입찰이 성사되면 재공고 없이 12월20일 즈음 2차 합동설명회와 함께 시공사를 선정한다.
이와 달리 1구역은 현재로선 경쟁입찰이 불투명해 재공고를 거쳐야 한다. 현행법상 2회 이상 경쟁입찰 불성립으로 유찰돼야 수의계약 절차를 밟을 수 있다.
1구역은 공사비 2조 원을 넘기는 성수 '최대어' 인만큼 그동안 GS건설과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GS건설만 입찰 참여 조건인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에서 입찰지침이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었다. 다만 1구역 조합은 전날 대의원회를 열고 지침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재공고를 거쳐야 하는 셈인데 일부 1구역 조합원이 조합 집행부에 반발하며 조합장을 고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속도가 더 더뎌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런 만큼 2구역에 관심을 보인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는 성수 전략정비구역 재개발 1호 타이틀을 놓고 셈법이 복잡해졌다.

▲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왼쪽부터 1~4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2구역 구역면적은 구역면적 13만1980㎡로 1구역(19만4398㎡)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사진은 성수전략정비구역 대상지 개요. <서울시>
올해 10대 건설사 상대 수주전에서 모두 승리했고 현재까지 도시정비 신규 수주 7조828억 원을 수주하며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어서다.
현대건설과 도시정비 왕좌 경쟁을 고려하면 삼성물산은 2구역 입찰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동안 다른 건설사들처럼 성수 2~4구역 가운데 한 곳을 집중 겨냥해 관심을 내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향후 수주전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요 건설사는 성수 사업성이 워낙 커 한 곳을 골라 중점적으로 각별히 공을 들였다. 단독입찰로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진 1구역의 GS건설이 대표적이다.
포스코이앤씨도 일찌감치 성수 인근 버스에 광고를 내거는 등 2구역에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그만큼 조합 지지를 기대할 구석도 많다.
다만 올해 공사현장에서 벌어진 잇단 사고는 부담이다. 9월로 예정된 신안산선 붕괴사고 사고조사위원회 결과와 정부 기조 등에 따라 입찰 참가 여부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도 포스코이앤씨처럼 2구역에 오랫동안 공을 들인 만큼 수주전 성사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업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의 강한 선별수주 전략을 펼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 판도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2구역에서 10대 건설사 사이 수주전은 불가피하게 여겨진다. DL이앤씨의 10대 건설사 상대 경쟁입찰은 2021년 8월 롯데건설을 상대로 승리를 따낸 서울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 정도가 가장 최근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1구역과 2구역 시공사 선정이 다른 구역 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또한 건설사들이 성수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워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도시정비 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성수는 오래 전부터 주요 건설사 다수가 공을 들이며 관심을 보인 지역”이라며 “1~2구역 구도가 다른 구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판도를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