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해 7월까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소재 수입은 9% 줄었지만, SK하이닉스는 10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HBM 소재 수입량과 HBM 생산량은 높은 상관관계게 있는 만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생산량 격차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증권가는 8월 삼성전자의 핵심 HBM 소재 수입이 소폭 증가했지만, 엔비디아의 5세대 HBM3E 12단 인증이 늦어지며 HBM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4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2025년 7월까지 HBM 생산에 핵심으로 필요한 소재 수입량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극명한 차이가 벌어졌다.
미국 증권사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해 HBM 핵심 소재 수입과 관련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SK하이닉스는 일본 ‘나믹스(Namics)’ 등으로부터 HBM 생산기지가 위치한 이천과 청주로 ‘에폭사이드 수지’ 수입이 지난해보다 1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폭사이드 수지는 SK하이닉스의 고유 HBM 패키징 기법인 ‘MR-MUF’에 활용된다. MR-MUF는 여러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리고,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이와 비교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HBM 핵심 소재 수입은 감소했다. 올해 7월까지 일본 ‘레조낙(Resonac)’ 등으로부터 삼성전자 HBM 생산기지가 위치한 화성과 평택으로의 ‘플라스틱 필름’ 수입은 지난해와 비교해 9% 줄었다.
삼성전자는 플라스틱 필름을 HBM 패키징 공정인 ‘TC-NCF’를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C-NCF 방식은, 반도체 칩 위에 먼저 비전도성필름(NCF) 먼저 덧대고 그 위에 다른 칩을 쌓은 후 TC본더를 사용하여 결합하는 방식이다.

▲ 미국 증권사 골드만삭스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핵심 소재 수입과 HBM 생산능력의 상관관계를 비교한 그래프. <골드만삭스>
소재 수입이 늘어날수록 해당 기간 기업의 HBM 생산량이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 보고서의 그래프를 보면, SK하이닉스의 HBM 생산능력과 에폭사이드 수지 수입, 삼성전자의 HBM 생산능력과 플라스틱 필름 수입은 비례하는 관계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생산능력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니 리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8월 삼성전자 HBM 핵심 소재 수입은 소폭(지난해 8월 대비 4%) 증가했지만, 삼성전자의 HBM3E 적격성 평가 지연으로 HBM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누계 수입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