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회장이 단독영업 6일 만에 9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는 영업정지 때 빼앗긴 고객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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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KT 전용으로 내놓은 스마트폰의 출고가격을 반값으로 할인해 공짜폰 수준으로 푼 것이 효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황 회장은 이동통신 점유율 30% 이하로 추락했던 KT를 다시 30% 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영업을 재개한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6일 동안 하루 평균 1만5064 명씩, 모두 9만388 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KT가 지난 45일 동안 영업정지 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빼앗긴 가입자 14만8710 명의 60%를 넘긴 수치다.
황 회장이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은 스마트폰을 반값할인해 거의 공짜폰으로 풀었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갤럭시S4 미니' 가격을 기존 출고가(55만 원)의 절반인 25만9600 원으로, LG전자의 KT 전용 스마트폰인 '옵티머스GK' 출고가도 25만9천600 원으로 각각 내려 출시했다. 보조금 한도 27만 원을 지급할 경우 공짜로 구매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 가운데 갤럭시S4 미니와 옵티머스GK 판매 비중이 30%를 넘는다"며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이 있는 5월 가정의 달 수요가 겹치면서 이들 휴대전화에 대한 수요가 몰렸다”고 말했다.
이는 이동통신회사들이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지 못할 경우 스마트폰의 가격을 내리는 마케팅을 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오는 19일 영업을 다시 하게 되면 시장점유율 50%를 지키기 위해 팬택의 스마트폰 출고가를 대거 인하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팬택의 베가 모델의 경우 LG유플러스가 잠시 출고가를 인하해 팔았으나 팬택과 협상이 결렬되면서 다시 원래 가격으로 되돌렸던 모델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경쟁이 보조금 지급에서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로 바뀔 수 있다“며 "KT가 성과를 낸 만큼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도 전략적 스마트폰이나 재고가 많은 스마트폰에 대해 출고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통신위는 지난 1일 KT 대리점과 판매점에 대한 단말기 보조금 실태점검을 한 데 이어 2일 서초동 사옥을 방문해 보조금 가이드라인을 크게 초과한 영업정책이 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방통위가 이통3사 사업정지 기간 중 단독 영업 중인 사업자를 긴급히 조사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