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한국타이어는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고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자동차부품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가 한앤컴퍼니와 공동투자자로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 참여한다. 한앤컴퍼니는 비스테온으로부터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9%를 인수하기로 했는데 한국타이어가 투자하기로 했다.
|
|
|
▲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 |
한국타이어는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인수와 관련해 한라비스테온, 한앤컴퍼니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2012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사업영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타이어제조는 한국타이어에서 전담하고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신사업 분야를 맡는 구조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자동차 배터리 제조사 아트라스BX와 한국타이어 IT부문을 분사한 엠프론티어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KT렌탈 인수전에 뛰어들며 렌터카사업 진출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자동차 관련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자동차부품사인 한라비스테온공조에 관심을 쏟는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한국타이어의 투자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분비율 7대 3으로 한앤컴퍼니가 대주주로 경영권을 보유하고 한국타이어가 소수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규모가 3조9천억 원으로 알려진 것을 감안하면 한국타이어는 1조 원 이상을 투자하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가 KT렌탈과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양쪽을 추진하는 것은 재무적 부담이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9월 말 기준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각각 7천억 원과 2천억 원이다.
KT렌탈 인수가격이 8천억~1조 원으로 점쳐지고 있어 인수금융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해도 한국타이어가 1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가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 성공하면 KT렌탈은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KT렌탈 본입찰은 다음달이다.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가 몇 년 뒤 투자금을 회수를 위해 지분을 매각할 때 우선적으로 참여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이나 대주주와 함께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권을 갖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참여는 한국타이어 경영승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조현식 사장이 맡아 신사업 확장을 지휘하고 있고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사장이 맡고 있는 구도다.
조현식 사장이 맡고 있는 신사업 규모가 커지면 분할승계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데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가 이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타이어가 인수에 참여하면서 한앤컴퍼니와 한라비스테온공조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인수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불확실성을 해소해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사장은 “중국기업에 재매각하지 않을 것”이며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세계 1위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국민연금에 이어 한국타이어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사장의 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할 것이 알려지면서 지배구조 우려는 해소되는 것 같다”며 “한라비스테온공조 매출액이 2018년 7조 원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연구원은 한라비스테온공조 주가 목표로 7만 원을 제시했다. 현재 한라비스테온공조 주가는 16일 종가 기준 4만9150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