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에 D램 생산능력을 확대해 반도체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올려 “삼성전자가 경쟁을 심화하고 시장 진입장벽을 높이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며 “D램의 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일찍 끝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D램 진입장벽 높이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D램 공급의 증가가 둔화했다. 반면 D램 수요는 급증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의 가격이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4GB(기가바이트) DDR4 PC용 D램 모듈이 지난해 하반기 13달러에서 올해 4분기 30.5달러까지 올랐다”며 “6개 분기 만에 130% 상승한 것”이라고 파악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화성 17라인에 3조 원을 투자해 D램 설비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평택공장 2층을 D램 생산에 활용하겠다는 방안도 마련했다.

삼성전자가 이 계획을 실행하면 내년 D램 생산량을 8만~10만 장 수준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전체 D램 생산능력은 올해 말에 월 39만 장에서 내년 말에는 월 50만 장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의 내년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D램 생산량 증가율) 예상치도 기존 18%에서 23%로 상향조정했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해 D램 생산설비를 늘리는 것으로 풀이됐다.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가 생산설비를 늘리면 단기적으로 감가상각비가 늘고 D램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한다”며 “하지만 삼성전자의 궁극적 목표는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고 경쟁사보다 1~2년 정도 앞서는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 조사기관은 “중국의 D램과 낸드플래시 제조업체들이 따라잡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전자가 생산능력을 키우고 공격적 가격 정책을 세울 수 있다”며 “잠재적으로 시장에 들어오려는 업체들은 재정 압박을 받게 돼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