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경쟁업체인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지연에 반사이익을 봐 낸드플래시에서 글로벌 2위 업체로 도약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8일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절차를 진행하며 중요한 시기에 투자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낸드플래시 기술개발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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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도시바와 낸드플래시 기술을 공동개발하는 미국 웨스턴디지털도 협력에 차질을 빚으며 사업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아직 시설투자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낸드플래시산업이 차세대 공정인 3D낸드 중심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의 투자결정이 늦어지며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봐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각각 2, 3위로 뒤를 잇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0% 안팎의 점유율로 4위에 머물고 있다.
최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이런 시장상황에 대응해 시설투자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어 낸드플래시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며 단숨에 글로벌 2위업체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SK하이닉스의 3D낸드 생산비중은 올해 상반기까지 10% 안팎에 불과했지만 내년 말에는 약 80%로 급증할 것”이라며 “3D낸드 수요급증의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낸드플래시에서 영업손실을 내며 고전했다.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3D낸드의 생산비중이 낮은데다 수율이 부진해 영업이익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에서 영업이익률 23.6%, 내년에는 27.5%를 볼 것으로 추정됐다. 낸드플래시 투자가 가속화되며 3D낸드의 생산기술력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는 낸드플래시의 사업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낸드플래시 경쟁력이 높아지며 실적과 주가에 모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8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보다 3.43% 오른 6만6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2분기 실적발표 뒤 급락했던 주가가 점차 회복세에 오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