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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현대산업개발 지주사체제 전환 서두를 듯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17-05-26 15: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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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현대산업개발의 지배구조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계열사인 아이콘트롤스를 활용하고 자사주를 매입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지주사체제 전환 서두를 듯  
▲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김한이 KTB증권 연구원은 26일 “문재인 정부 들어 순환출자해소 의무화 법안이나 자사주 의결권제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현대산업개발은 순환출자해소 법안 적용대상이어서 지배구조개편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순환출자해소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2014년 이전에 형성된 기존 순환출자를 3년 안에 해소하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현대산업개발→현대EP→아이콘트롤스→현대산업개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고 있는데 순환출자해소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강제적으로 3년 이내에 이를 해소해야 한다.

순환출자해소 입법화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휘하게 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등이 모두 재벌개혁론자여서 기업 지배구조개편을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의 지배구조개편을 염두에 두고 이미 움직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4월부터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는데 계획대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자사주 지분은 7.03%에 이르게 된다.

자사주는 기본적으로 의결권이 없지만 회사가 인적분할을 할 경우 사업회사의 의결권이 있는 지분으로 부활하는 점을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사주의 의결권부활을 제한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어 현대산업개발이 입법에 앞서 자사주를 활용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회장과 오너일가는 현대산업개발 지분 15.2%를 보유하고 있고 아이콘트롤스가 현대산업개발 지분 3.4%를 소유하고있다. 아이콘트롤스는 정 회장이 지분 29.9%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지주사체제 전환 서두를 듯  
▲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증권업계는 정 회장이 자사주와 아이컨트롤스를 활용해 현대산업개발의 지배구조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현대산업개발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지주회사를 아이콘트롤스와 합병하는 시나리오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산업개발이 자사주를 9% 이상 매입하고 아이콘트롤스와 합병한 뒤 자사주 의결권이 부활하면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에 30% 정도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으로 현대산업개발과 아이콘트롤스의 합병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해 8월 기업에게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가하는 지분요건을 30%에서 20%로 낮추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는 지분 29.9%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규제를 피하고 있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 지분 일부를 처분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아이콘트롤스 매출을 분산해야 한다.

김한이 연구원은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를 현대산업개발과 합병해 아이콘트롤스 지분율을 20%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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