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현대산업개발의 지배구조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계열사인 아이콘트롤스를 활용하고 자사주를 매입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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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
순환출자해소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2014년 이전에 형성된 기존 순환출자를 3년 안에 해소하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현대산업개발→현대EP→아이콘트롤스→현대산업개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고 있는데 순환출자해소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강제적으로 3년 이내에 이를 해소해야 한다.
순환출자해소 입법화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휘하게 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등이 모두 재벌개혁론자여서 기업 지배구조개편을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의 지배구조개편을 염두에 두고 이미 움직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4월부터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는데 계획대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자사주 지분은 7.03%에 이르게 된다.
자사주는 기본적으로 의결권이 없지만 회사가 인적분할을 할 경우 사업회사의 의결권이 있는 지분으로 부활하는 점을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사주의 의결권부활을 제한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어 현대산업개발이 입법에 앞서 자사주를 활용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회장과 오너일가는 현대산업개발 지분 15.2%를 보유하고 있고 아이콘트롤스가 현대산업개발 지분 3.4%를 소유하고있다. 아이콘트롤스는 정 회장이 지분 29.9%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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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산업개발이 자사주를 9% 이상 매입하고 아이콘트롤스와 합병한 뒤 자사주 의결권이 부활하면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에 30% 정도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으로 현대산업개발과 아이콘트롤스의 합병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해 8월 기업에게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가하는 지분요건을 30%에서 20%로 낮추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는 지분 29.9%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규제를 피하고 있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 지분 일부를 처분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아이콘트롤스 매출을 분산해야 한다.
김한이 연구원은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를 현대산업개발과 합병해 아이콘트롤스 지분율을 20%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