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기업의 고위경영진과 이사회에서 여성 비중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다국적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세계 36개국 3천개 기업들의 고위 경영진 2만8천 명을 대상으로 여성 임원 비중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2%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여성 임원 비중은 파키스탄(6.5%), 칠레(6.8%), 인도(7.1%), 터키(8.0%)보다 낮았다.
임원을 업무별로 보면 최고경영자는 2.7%, 사업 부문별 총괄책임자는 0.8%, 최고재무·전략책임자는 3.5%, 지원부서책임자는 1.2%였다.
이사회에서 여성 이사의 비중도 한국은 2.4%로 조사 대상인 44개 나라 가운데 세 번째로 낮았다. 일본이 1.6%, 파키스탄이 1.5%로 한국보다 낮았다.
이사회에서 여성 이사 비중은 노르웨이가 39.7%로 가장 높아고, 스웨덴 30.3%, 프랑스29.6%, 핀란드 29.5% 등이었다.
국내기업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출산과 육아가 꼽혔다. 또 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가 큰 점도 여성의 적극적 기업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여성임원 비중이 낮을 뿐 아니라 남녀의 임금격차가 39%로 비교 대상국 중 가장 컸다"며 "이는 여성이 기업에 헌신하고 조직 내에서 성장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를 보면 이사회와 고위경영진에서 여성의 비중이 높은 기업의 배당성향 주가상승률 등이 그렇지 않는 기업보다 높게 나타났다.
고위경영진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15% 이상인 기업들의 경우 지난해 배당성향이 43%를 기록해 그렇지 않는 기업의 배당성향 36%보다 높았다.
여성 임원의 비중이 늘어나면 다양성이 확대돼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