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준열 모두투어 사장(사진)이 창립 이후 첫 단독 크루즈 전세선 계약을 체결하며 미래 성장 축 확보에 나섰다.
오너 2세인 우준열 모두투어 사장이 경영수업을 본격화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우 사장이 공들일 크루스 전세선 사업에서의 성과가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2025년 4월 모두투어 사장으로 승진한 우준열 사장이 크루즈 전세선 사업성 검증에 본격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모두투어는 1월30일 글로벌 크루즈 선사 코스타크루즈와 전세선 크루즈 운항 계약을 체결하고 첫 단독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모두투어는 그동안 해외 크루즈 상품을 유통하는 형식으로 크루즈 사업을 펼쳤다. 항공권과 호텔, 크루즈를 묶은 패키지 형태 상품도 판매했다. 이는 직접 선박을 확보하거나 운항을 설계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단독 전세선 사업은 선박 전체를 통으로 확보해 노선과 일정, 콘텐츠 구성까지 모두투어가 직접 설계하는 구조다. 이익 지렛대 효과와 함께 판매가 부진할 경우 떠안는 손실도 함께 커진 것이다.
이번 전세선 사업 도전은 모두투어의 사업 모델 다각화 측면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모두투어는 여행알선과 호텔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여행알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94.16%로 압도적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사업 정비에 나선 모두투어는 2025년 호텔 숙박 서비스 자회사 ‘모두스테이’를 청산하는 등 패키지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했다.
하지만 이후 패키지 중심 구조만으로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모두투어의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426억 원으로 2024년 같은 기간보다 27.1% 줄었다. 2024년 말 비상계엄과 제주항공 사고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이 여전히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를 통제하며 영업이익은 72억 원으로 159.3% 늘었지만 패키지 사업 의존도가 높은 구조의 취약성은 여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 사장이 이런 상황에서 처음으로 전세선 크루즈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한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우 사장은 2002년 모두투어의 크루즈 전문 자회사 크루즈인터내셔널에 대리로 입사해 차장까지 맡으며 8년 동안 현직에 종사했다. 이때 직접 전 세계 크루즈 선사의 상품을 유통하는 일을 한 만큼 크루즈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크루즈인터내셔널을 우 사장의 동생인 우준상 대표이사가 맡고 있는 점 또한 크루즈 사업 개발에 쉽게 손을 뻗칠 수 있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 모두투어의 첫 크루즈 전세선은 6월19일 부산에서 출항한다. 사진은 우준열 모두투어 사장(왼쪽)과 프란체스코 라파 코스타크루즈 아시아 지역 총괄 이사가 1월29일 전세선 크루즈 운항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모두투어>
실제로 최근 기업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크루즈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롯데관광개발도 모두투어와 비슷한 시기에 전세선 크루즈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강원도 속초시는 4일 환동해권 크루즈 거점 항만 도약을 목표로 ‘2026년 속초항 크루즈 활성화 사업 추진 계획’을 수립했다.
우 사장은 코스타크루즈와 전세선 운항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크루즈 시장이 본격적 성장 국면에 접어든 만큼 전략적 전세선 사업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확실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우 사장은 현재 전세선 크루즈 사업의 첫 시도로 ‘하코다테·오타루 1박 오버나잇’ 체류형 크루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6월19일 출항하는 해당 상품은 부산 출도착 노선을 선택해 항공 이동 부담을 줄였고 일본 단거리 노선으로 일정 리스크도 낮췄다.
콘텐츠 차별화에도 힘을 줬다. 선상에서는 그룹 god 멤버 김태우씨의 단독 콘서트를 비롯해 트로트 가수 신성씨과 김수찬씨의 공연, 재즈와 블루스 무대 등이 예정돼 있다.
이번 상품이 성공해 단독 전세선 크루즈가 모두투어의 신사업으로 안착하게 되면 우 사장의 경영권 승계에도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 사장은 2025년부터 사장을 맡아 경영능력 평가를 받고 있다.
2025년 말 기준으로 우준열 사장의 모두투어 지분율은 0.2%에 그친다. 실적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위치인 셈이다. 창업자인 우종웅 회장은 2025년 말 기준 모두투어 지분 10.9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차남 우준상 대표의 지분율은 0.19%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과거 크루즈가 은퇴한 부유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고객 저변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며 “이번 단독 전세선 사업을 새로운 도전으로 삼아 성과가 확인되면 전세선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