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그룹이 LNG운반선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 27만1천㎥ 규모의 ‘Q맥스(Q-Max)’급 초대형 LNG운반선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

한국 조선사들은 그동안 도크 운용 효율성과 수익성을 이유로 주로 17만4천㎥급 표준형 LNG운반선 위주로 수주해 건조했다. Q맥스급은 건조 도크를 하나를 모두 사용해야 하는데 비해 표준형 LNG선은 도크 하나에 2개의 LNG선을 건조할 수 있어 수익성이 더 나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이 Q맥스급 LGN운반선 건조에 나선 것은 중국 조선 업계가 이 부문에서 빠르게 생산능력을 키우며 장차 시장을 장악할 우려가 있는 데다, HD현대로서도 2028년 이후의 LNG운반선 일감 확보가 필요해진 상황으로 바뀌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HD현대 외면했던 'Q맥스급' LNG선 개발 나선 이유, 정기선 중국 추격에 2028년 이후 일감 확보 포석

▲ HD현대가 Q맥스급 초대형 LNG운반선을 노르웨이 선급 DNV와 함께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이 갈수록 대형화하는 선박 추세에 맞추고, 2028년 이후 LNG운반선 일감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 HD현대 > 


앞으로 카타르에너지가 천연가스 생산을 위한 '노스필드 웨스트' 프로젝트를 위해 Q맥스급 LNG운반선을 대거 발주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HD현대는 그동안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Q맥스급 LNG운반선 전량을 수주해 건조 중인 중국 후동중화와 노스필드 웨스트 프로젝트용 Q맥스급 LNG선 수주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조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Q맥스급 LNG운반선은 카타르의 LNG터미널에 접안할 수 있는 가장 큰 규격(길이 345m, 너비 53.8m, 높이 34.7m)의 LNG운반선으로 카타르에너지의 LNG 생산 프로젝트에서 주로 발주가 나온다.

한국에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 등이 2008년~2010년 사이 Q맥스급을 건조해왔으나, 이후 건조 이력이 끊겼다. HD현대그룹의 수주·건조 이력은 없다.

다만 HD현대그룹이 현지시각 3~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LNG 전시회 ‘LNG 2026’에서 노르웨이 선급 DNV와 손잡고 27만1천㎥급 Q맥스급 LNG운반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HD현대도 Q맥스 LNG선 수주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화주들의 요구에 따라 선박이 갈수록 대형화하는 추세”라면서 “이미 건조 경험이 충분한 LNG 선박을 대형화하는 건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종전까지 HD현대그룹이 건조했던 LNG운반선 가운데 가장 큰 규격은 21만㎥급의 Q플렉스(Q-Flex)’ 선종이었는데, 향후 LNG운반선 발주량 증가에 맞춰 수주 범위를 한층 넓히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HD현대 외면했던 'Q맥스급' LNG선 개발 나선 이유, 정기선 중국 추격에 2028년 이후 일감 확보 포석

▲ 국내 조선사들은 2008~2010년 Q맥스급 초대형 LNG운반선을 건조했으나 이후 더이상 수주를 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이 지난 2009년 건조해 카타르 선사에 인도한 Q맥스급 LNG운반선 알샴리야호 모습. <카타르 선사 나킬랏>

현재 카타르에너지는 2030년 가동을 목표로 노스필드 LNG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인 ‘노스필드 웨스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프론트엔드엔지니어링설계(FEED) 업체를 선정했으며, 향후 설계·조달·시공(EPC)사업자 선정, 최종투자결정(FID)이 내려질 예정이다. 

노스필드 웨스트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연 1600만 톤(80MPTA)의 LNG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합산 연 4800만 톤 규모의 '노스필드 이스트'와 '노스필드 사우스'에서 생산한 LNG 운반을 위해 총 128척의 LNG운반선 발주가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노스필드 웨스트를 위한 수십 척의 LNG운반선 발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사이드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는 지난 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전시회 'LNG 2026' 현장에서 현재 128척 수준(발주잔고 기준)의 카타르에너지의 LNG운반선 규모를 수 년내 200척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2022~2024년 카타르에너지의 LNG 프로젝트용 LNG운반선 1·2차 발주에서는 모두 122척이 발주됐다.

이 가운데 2024년 3월 실시된 2차 발주에서 나온 Q맥스급 LNG운반선 18척은 모두 중국 조선소 후동중화가 수주했다. 같은 해 9월 카타르에너지가 6척을 추가로 발주한 Q맥스급 물량도 모두 후동중화가 수주했다.

당시 카타르에너지는 한국 조선 기업들과도 Q맥스 건조를 논의했으나, 한국 조선 기업들은 도크 운용 효율을 고려해 수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조선소가 건조해왔던 17만4천㎥급 LNG운반선의 경우 도크 하나 당 2척을 병렬 건조할 수 있으나. 27만1천㎥급 LNG운반선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도크 하나를 모두 사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선가 3억1천만 달러인 Q맥스 1척을 건조하는 것보다 선가 2억3000만 달러 17만4천㎥급 2척을 건조하는 것이 수익성을 더 노피는 수주 전략이었던 셈이다.

국내 조선사는 현재 발주잔고 기준 약 3년치 일감을 보유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3년간 LNG운반선 위주의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양한 규격의 LNG운반선 건조역량을 입증한다면 수주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글로벌 LNG운반선 시장은 단기 조정 국면을 지나 장기 구조적 성장 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2026~2028년 한국 조선3사의 LNG운반선 수주 점유율은 70~8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지난해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을 이끌었던 컨테이너선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글로벌 주요 선사 12곳이 선대 규모의 33.1%에 이르는 선박을 발주한 상태로 당분간 발주가 진정 국면이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 업계는 중국 후동중화가 Q맥스급을 통해 LNG운반선 건조 이력을 쌓으며, 한국 조선 업계가 주름잡았던 LNG운반선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른 선종 사례처럼 중국은 한국 조선소가 슬롯 상황에 따라 수주하지 못한 LNG운반선을 수주하고 있는데, 향후 선주들로부터 품질에 대한 신뢰가 쌓인다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초대형 LNG운반선에서 한국 조선 업계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실제 지난 1월 말레이시아 MISC가 후동중화에 17만4천㎥급 LNG운반선 6척(확정 3척, 옵션 3척)을 발주했다. 이어 그리스 TMS카디프가스도 6척(확정 4척, 옵션 2척)을 발주했는데, 중국 이스턴퍼시픽쉬핑도 장난조선소에 2척을 발주했고, 산둥해운과 4척 건조를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창 한국산업연구원 연구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후동중화의 Q맥스 수주와 같은) 사례가 이어진다면 중국이 그만큼 LNG운반선 건조 경험을 쌓게 되는 셈이기 때문에 한국 조선 기업이 Q맥스급 물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