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한국과 반도체 기술 격차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만큼 핵심 산업에서 양국의 협력은 한국에 필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중국 관영매체 주장이 나왔다. 중국 기술 박람회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연합뉴스>
최근 한국과 미국이 조선업 등 영역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하자 이를 경계하며 중국과 교역 확대 필요성을 적극 설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21일 논평을 내고 “한국에서 중국과 산업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과 기술 격차를 빠르게 따라잡으며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한국이 이에 따라 추격을 방어해야 한다는 갈수록 큰 압박에 놓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경제 협력으로 한국의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거나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부정적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지금과 같이 긴밀하게 연결된 글로벌 공급망 체계에서 단일 국가와 동맹 강화는 해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미국에만 의존해 산업 및 경제 발전을 추진한다면 한계가 분명해질 수밖에 없어 폭넓고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 여러 산업 영역에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특히 한국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은 필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첨단 제조업과 설계 능력, 중국은 막강한 내수시장 및 공급망 측면에서 강점을 두고 있어 양국의 협력은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녹색경제 등 분야에서도 한국과 중국이 힘을 합치면 서로에 큰 이익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은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여러 산업에서 중국과 협력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며 “이는 글로벌 위상 강화와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 입장을 반영하는 글로벌타임스가 이런 논평을 내놓은 것은 한국과 미국의 산업 협력 강화를 견제하는 차원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과 협력해 필수 산업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것을 우려해 중국과 협업도 한국에 여러 장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을 앞세운 셈이다.
한국과 반도체 및 인공지능 산업 협력은 미국의 기술 규제로 한계를 맞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나리오로 꼽힌다.
최근 중국과 일본이 대만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며 외교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점도 중국이 한국과 협력 강화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이유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과 중국이 공동 연구소 설립 등 방식으로 기술 공유를 통해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며 “이는 인공지능 등 시장을 함께 넓혀가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