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LG시그니처와 올레드TV 등 고가 가전제품의 마케팅에 집중하며 당분간 글로벌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전략이 성공하면 LG전자가 지속성장하는 고가 가전제품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해 실적개선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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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
LG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초고가 가전시리즈 ‘LG시그니처’는 판매량이 전체 가전제품의 1%에도 미치지 않는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G전자는 올해 LG시그니처의 글로벌 출시확대를 계획하며 체험전시행사와 같은 마케팅을 강화하고 조성진 부회장 직속의 LG시그니처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역량을 더욱 집중하고 있다.
LG시그니처가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비중이 가장 높은 한국과 미국에서 눈에 띄는 판매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중국과 유럽 등 글로벌시장에서 흥행할 가능성은 더욱 낮다.
노 연구원은 LG전자의 이런 전략이 LG시그니처 제품 자체의 판매비중을 높이려는 목적보다 LG전자의 브랜드가치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LG시그니처와 같은 브랜드를 보유하면 판매비중이 작더라도 기업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큰 효과를 줄 수 있다”며 “이는 결국 주력제품의 판매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올해도 LG시그니처와 빌트인 전문브랜드 ‘시그니처 키친스위트’를 중심으로 홍보를 강화하며 브랜드 이미지 확보에 주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시장에서 시그니처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며 “LG전자의 기술과 디자인 혁신을 중점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레드TV 역시 LCDTV와 맞경쟁을 노리기보다 이를 하나의 브랜드 자체로 자리잡도록 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LG전자가 출시를 앞둔 올레드TV ‘W’시리즈는 두께가 2.6밀리미터에 불과한 벽지 형태의 TV로 가전전시회 CES2017 등에서 높은 주목을 받았다. 1천만~3천만 원 정도의 고가에 출시돼 판매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LG전자는 W시리즈를 통해 올레드패널의 기술력을 강조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가격이 다소 낮은 올레드TV 주력상품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TV 라인업을 5개로 확대하며 다양한 가격대의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B시리즈와 C시리즈 등 수백만원대의 보급형 라인업이 판매확대를 주도할 공산이 크다.
전자전문매체 포켓린트는 “LG전자의 보급형 올레드TV 라인업은 고가모델보다 특징이 적지만 충분한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소비자들에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브랜드 경쟁력 확보는 LG전자에 점점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로 미국 등 LG전자의 주력시장에서 사업환경이 불확실해지고 있는데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프리미엄 가전에 본격적인 맞경쟁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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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유럽에서 진행하는 LG시그니처 체험전시행사. |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LCDTV 역시 올해부터 ‘QLEDTV’라는 이름으로 출시되며 LG전자 올레드TV와 브랜드 경쟁을 벌이게 된다. LG전자의 브랜드 인지도 확보가 점점 다급해지고 있다.
노 연구원은 “LG전자는 가전사업에서 기술과 품질을 충분히 인정받은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 확보에 이점을 안고 있다”며 “업체들 사이 점유율 싸움이 심화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는 점점 더 중요한 경쟁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시장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노 연구원은 “과거와 비교해 소비가 양극화되고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며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LG전자 가전사업 실적도 중장기적인 개선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