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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채 부담은 여전히 부겁고 안전사고 문제도 불거져 반등 안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너일가인 박세창 부회장이 그동안 미등기 임원으로 조용한 경영을 펼친 만큼 전면 등판으로 최전방에서 반등을 앞당길 지 주목된다.
▲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금호건설의 9월말 연결 부채비율은 568.4%로 집계됐다. 지난해말(588.7%)이나 지난 6월말(607.2%)보다 개선됐지만 업계 위험수위인 200% 수준으로 낮아지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건설이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 선제적으로 위험을 인식한 ‘빅 배스’ 영향권 아래 여전히 놓여 있는 셈이다. ‘빅 배스’에 따라 지난해 9월말 연결 부채비율은 640.4%로 같은해 6월말(302.6%)의 두 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최근에는 안전사고 문제도 불거지며 금호건설의 부담을 키우는 모양새다.
금호건설은 지난 10월24일 2023년 7월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피소됐다. 같은 달 산업재해율과 사고사망만인율이 높아 국토교통부의 공공공사 하도급 참여 제한 대상(10월19일까지)에 포함됐던 사실도 전해졌다.
이런 일들은 단기적으로는 금호건설 영업활동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인도 측면에서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안전 문제가 금호건설이 강점을 지닌 공공공사 수주뿐 아니라 업계 위상 가늠자인 시공능력평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금호건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올해 24위로 1년 전보다 4계단 하락했는데 이는 1988년(35위) 이래 가장 낮다.
금호그룹 3세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이 2023년 11월 취임 뒤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3년차를 맞게 된 셈이다.
박세창 부회장은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의 장남이다. 컨설팅 회사를 거쳐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금호그룹 커리어를 시작했고 2021년 금호건설 사장에 오른 뒤 2023년 부회장에 취임했다.
재계에서는 박세창 부회장의 금호건설 등기임원 등판 여부에 관심을 두는 시각이 나온다. 그룹 핵심 계열사가 어려운 시기를 겪는 가운데 오너일가가 등기임원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비전 및 전략 전반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어서다.
박 부회장은 금호건설에서 미등기 상태 상근 부회장으로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금호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금호고속에서는 2021년 3월부터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3월에는 중임으로 직을 이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박삼구 회장이 만 80세의 고령이고 현재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승계작업이 떠오를 시점이기도 하다. 박삼구 회장은 올해 9월 2심에서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및 배임과 관련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검찰이 상고했다.
금호건설 최대 주주는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금호고속으로 지분율 약 44.13%다. 금호고속 지분 구조는 지난해 5월말 공정위 공시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이 보통주 지분 45.43%, 박세창 부회장이 28.57%를 들고 있다.
▲ 금호건설의 사업 전망 자체는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기조와 맞물려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의왕군포안산 공공주택지구 A1-1·A1-2·A1-4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사진)을 포함한 3기 신도시 일감을 연이어 따냈다. <금호건설>
금호건설의 사업 전망 자체는 밝은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내내 실적 개선을 이어간데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금호건설이 강점을 지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주택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호건설 3분기 연결 매출 5234억 원, 영업이익 154억 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매출은 35.2% 늘고 영업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금호건설은 향후 전망을 놓고 “2026년 주요 사업장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고 신규 수주를 통한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정부 주택공급 확대 정책과 맞물려 공공부문 수주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