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갑 현대코퍼레이션 대표이사 부회장.
이는 신사업 창출 과정을 H1(기존 사업), H2(연계 사업), H3(신규 사업)로 나눈 뒤, H1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디딤돌 삼아 H2와 H3를 발굴하고 안정화시켜 새로운 H1을 창출해 내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전통적인 트레이딩 사업을 H1으로, 트레이딩과 연계한 생산·유통 사업을 H2로, 기존 사업과 무관한 신사업을 H3로 삼는 ‘3H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최근 ‘바이아웃 딜’을 강조하고 있다. 바이아웃 딜은 다른 기업의 지분 50% 이상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말한다.
정 회장은 2025년 초 열린 글로벌전략회의(GSC)에서 “우리가 바라는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우선 당면 과제인 바이아웃 딜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 회장의 ‘3H’와 ‘바이아웃 딜’ 전략은 현대코퍼레이션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성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과거 국내 대표 ‘종합상사’였던 역사를 뒤로하고 회사의 체질 개선과 정체성 전환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이 같은 성장 전략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두 명의 전문경영인 김원갑 부회장과 장안석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추진되고 있다.
두 사람은 오랜 기간 현대그룹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들이다. 김원갑 부회장은 기획·전략에서, 장안석 사장은 재무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다.
◆ 3H 전략의 확장
정몽혁 회장의 3H 전략 중 H1은 현대코퍼레이션의 전통적인 먹거리인 트레이딩 사업을 말한다. 트레이딩 사업은 여전히 현대코퍼레이션 매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철강, 자동차, 에너지상용부품, 기계인프라, 석유화학 등의 영역에서 트레이딩 사업을 한다.
H2는 트레이딩(H1)에서 확보한 사업 역량을 생산·유통 사업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현대코퍼레이션은 2025년 7월 국내 차량용 실내부품 기업인 시그마를 인수했는데, 이는 자동차부품 트레이딩 사업을 넘어 직접 제조업에 뛰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H3는 기존 사업과 완전히 무관한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이다. 가령 현대코퍼레이션은 영국에서 버섯 농장 사업을 펼치고 있고, 독일기업과 합작을 통해 폐 태양광패널 리사이클링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전략 아래 현대코퍼레이션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중이다.
2022년 최초로 매출액(이하 연결기준) 6조 원을 돌파했고, 이후로도 계속 성장해 2024년 매출액 6조9957억 원, 영업이익 1335억 원, 당기순이익 121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6.31%, 34.43%, 45.08% 각각 늘어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2025년 현대코퍼레이션이 매출액 7조 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본다.
▲ 장안석 현대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사장.
김원갑 부회장은 1952년생으로, 부산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그룹 종합기획실, 현대산업개발, 현대자동차, 위아 등을 거쳤다. 2003년 현대하이스코 대표이사 사장, 2005년 현대하이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
2016년 현대코퍼레이션에 합류해 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
철강과 자동차 등 대규모 장치산업 분야에서 조직을 다룬 경험이 풍부한 기획·전략 전문가다. 지금도 현대코퍼레이션 전 사업부를 총괄하고 사업 전략과 인수합병을 챙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장안석 사장은 1961년생으로,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현대석유화학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을 거쳐 2010년 현대코퍼레이션 경영기획부문장(상무)가 됐다.
2015년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당시 현대씨앤에프) 대표이사 부사장에 이어 2020년 현대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코퍼레이션 내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평가된다. 회사의 재무와 경영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이승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