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직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장이 4일 베트남 롯데호텔 하노이에서 열린 '2025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in 하노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영직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장은 4일 베트남 롯데호텔 하노이에서 열린 ‘2025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in 하노이’에서 아세안이 준비된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포럼 기조연설자로 단상에 올라 제일 먼저 “10년, 15년 전에는 아세안지역에서 금융협력이 될까라는 의구심이 컸다”며 “하지만 지금 보니 과거 불가능하다고 했던 금융시장 협력의 토대가 잡히고 성과도 난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 센터장은 ‘기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아세안지역 경제와 금융시장이 그만큼 인상 깊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조치로 촉발된 글로벌 무역전쟁 상황 속에서 아세안 경제와 증시가 보여준 회복력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2018년 미국과 중국 사이 벌어졌던 갈등과 달리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는 글로벌 가치사슬(밸류체인) 변화를 촉진시킬 것”이라며 “하지만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은 이런 거대한 변화에서 한 단계 성장할 좋은 기회를 잡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이 센터장은 “앞으로 3~5년 사이 아세안지역에서는 디지털플랫폼, 인공지능(AI)와 기존 생산설비가 결합된 새로운 생산 밸류체인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날 것"이라며 "아세안지역의 산업구조, 금융시장이 눈에 띄는 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세안은 과거처럼 단순 제조업이 아닌 ‘제조+디지털’, ‘제조+혁신 플랫폼’이 결합된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지역은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 등 수출구조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높은 경제 성장에 산업구조 다변화가 더해져 혁신경제 영역의 성장이 가팔라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아세안의 금융시장도 외환시장 충격을 빠르게 소화하면서 탁월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금융 안전망을 비롯해 채권시장, 증시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이번 미중 갈등은 앞서 2018년 때와 달리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번졌고 아세안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컸지만 회복 속도가 매우 빨랐다”며 “아세안 금융시장의 기초체력이 10년 사이 굉장히 올라갔다는 반증”이라고 바라봤다.
이 센터장은 “아세안은 앞으로 5년 금융의 양적, 질적 성장이 굉장히 빠르게 나타날 전망”이라며 “특히 핀테크시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금융과 디지털의 결합, 금융과 제조업의 결합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아세안 국가들 가운데서도 베트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 이영직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장이 4일 베트남 롯데호텔 하노이에서 열린 '2025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in 하노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베트남은 우선 정부가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한 경제 성장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45년까지 고소득 국가 진입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20년 동안 연평균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를 유지해야 한다. 베트남 정부는 더 나아가 2025년 경제 성장률을 8%대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5년 동안 연평균 10% 이상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경제 성장에는 반드시 금융시장의 발전이 뒤따른다. 금융의 뒷받침 없이는 산업이 발전, 변화할 수 없고 산업의 성장은 금융시장 영역과 수요를 확대시킨다.
아세안은 실제 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힘입어 금융시장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이날 베트남 금융포럼에 참석한 한국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 여신 등 금융사 관계자들만 수십 명이다.
이 센터장은 “아세안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공급망 재편의 중심지이자 산업·금융 르네상스의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며 “산업구조 발전, 개혁과 혁신적 인적자본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번영의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금융협력 확대를 위해 2022년 출범한 조직이다. 국내 금융사의 원활한 아세안 진출과 아세안에 진출한 중소벤처기업들의 금융애로 해소를 위한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센터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3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들였고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실 총괄서기관, 국제협력팀장 등을 거쳐 2024년 9월부터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장을 맡고 있다. 박혜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