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스만' 가격 낮추고 섀시캡 모델 추가로 호주 공략, 송호성 내년 판매 10만 대·점유율 2위 노린다

▲ 기아가 내년 호주에서 연간 판매량 10만 대 돌파와 시장 점유율 2위를 노리고 있다. 호주 전략형 모델인 준대형 픽업트럭 '타스만'의 판매 실적에 따라 목표 달성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준대형 픽업트럭 타스만의 가격 인하로 호주 시장 판매 확대에 나선다.

지난 7월 호주에 출시된 타스만이 당초 기대보다 낮은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송 사장이 판매 가격을 낮춰 본격적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

기아는 내년 호주에서 연간 판매량 10만 대 돌파와 시장 점유율 2위를 노리고 있다. 호주 전략형 모델로 개발된 타스만이 얼마나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하느냐에 따라 이같은 목표 달성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송 사장이 내년까지 타스만 판매 전략을 다양화해 호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아는 타스만을 호주 전략형 모델로 개발했다. 호주에는 올해 7월 출시했으며, 내년 목표 판매량을 2만 대로 잡았다.

출시 초기 판매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타스만은 올해 9월까지 호주에서 2262대가 팔렸다. 경쟁 모델인 도요타 하이럭스가 1만4546대, 포드 레인저 1만3739대, 이스즈 D-맥스 6654대, 미쓰비시 트라이튼 4797대 등에 비해 낮은 판매 실적이다.

내년 목표 판매량 달성뿐 아니라 경쟁사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해서라도 타스만 판매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판매 흐름을 봤을 때 내년 연간 판매량 10만 대 돌파와 시장 점유율 2위 등극을 위해 송 사장이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연방자동차산업협회(FCAI)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9월까지 6만2884대를 판매하며 현지 판매 4위에 올랐다. 도요타가 18만1809대로 1위, 포드 7만881대 2위, 마쯔다가 7만242대로 3위를 기록했다.

9월 판매만 놓고 보면 마쯔다를 300대 차이로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9월 판매에서 마쯔다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타스만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 '타스만' 가격 낮추고 섀시캡 모델 추가로 호주 공략, 송호성 내년 판매 10만 대·점유율 2위 노린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10월29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4 제다 국제 모터쇼’에서 타스만을 소개하고 있다. <기아>


기아는 호주에서 연간 판매량 10만 대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8만1787대를 팔며, 호주 진출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 8만 대 벽을 넘었다.

작년 판매 순위는 도요타, 포드, 마쯔다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2위 포드가 10만170대, 3위 마쯔다가 9만5987대를 팔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타스만 목표 판매량 2만 대를 달성한다면 시장 2위로 뛰어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 사장은 타스만 판매를 늘리기 위해 출시 3개월 만에 판매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꺼내들었다. 출시 초기와 비교해 X-라인은 278만 원, X-프로는 645만 원을 각각 인하했다.

올해는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내년 본격적으로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타스만 라인업 확대에도 나선다. 송 사장은 타스만 싱글 섀시캡과 더블 섀시캡을 추가할 예정이다.

기아는 4분기에 타스만 섀시캡 모델 출시를 준비 중이다. 섀시캡이란 트럭의 뼈대(섀시)와 승객실(캡)만을 갖춘 구조를 의미한다. 타스만 섀시캡 모델은 승객실 2열이 적용된 더블 섀시캡과 1열만 있는 싱글 섀시캡으로 출시된다.

섀시캡 모델은 승객실 뒤쪽 적재함을 마치 포터처럼 데크 3면을 모두 열어 짐칸 활용성을 높인 것이다. 

캠핑카나 내장 탑차, 구난차 등 다양한 용도에 맞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호주에서도 법인차 수요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섀시캡 모델은 호주에서 농업용으로도 수요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타스만이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서 판매량 1위에 오르며 판도를 흔들고 있을 만큼 상품성은 이미 검증됐다고 본다”며 “호주 전략형 모델로 개발된 차량인 만큼 호주 소비자 특성에 맞는 전략만 잘 짠다면 내년 판매량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