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과잉 생산' 기후변화에도 악영향, 철강업계 탄소 배출량 늘어

▲ 중국의 전기차 생산 확대가 석탄을 활용해 생산되는 고품질 철강 수요 증가로 이어져 기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제철소 내부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의 철강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 산업 성장으로 고품질의 화석연료 기반 철강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전기고로 비중은 낮아지는 추세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블룸버그는 19일 “중국의 철강 탄소배출 감축 계획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며 “전기차 열풍이 중요한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철강 생산량은 건설업이 위축되기 시작한 2022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생산량은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중국 제철소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5%를 차지하는 만큼 이러한 흐름은 기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야만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철소가 아닌 친환경 제철소 가동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오히려 정반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수 년 전부터 본격화된 전기차 생산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철강은 주로 석탄을 활용해 고로를 가동하는 방식과 전기로 방식으로 나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석탄 고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기로의 두 배 수준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적으로 고로와 전기로의 평균 가동 비율은 각각 50% 안팎인데 중국에서는 전기로 비중이 1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전기로는 대부분 건설 및 산업용 철근과 같은 저품질 철강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며 자동차와 기계에 필요한 고급 평판강 생산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자연히 건설 경기 위축과 전기차 생산 증가가 전기로 비중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로 비중을 15%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러한 계획이 실제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최근 발표된 자료에서 전기로 가동 비율은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만큼 중국 철강 업계의 탄소 배출량은 줄어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철강회사들은 더 나아가 전기차를 비롯한 분야의 철강제품 수요 증가에 맞춰 올해만 약 920만 톤의 고로 설비를 구축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생산 확대는 공급 과잉을 주도해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가격 경쟁 및 수익성 저하를 일으키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석탄을 사용해 생산되는 고품질 철강 수요 증가로 이어져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는 전기로가 약 70%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술 발전을 통해 고품질 철강을 생산하며 자동차 제조사들이 석탄 고로에 의존을 낮출 수 있도록 했다”며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