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과 한국이 최근 벌어진 한국인 대규모 구금 사태에도 관계 회복을 서둘러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는 관측이 제시됐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성장 기회가, 미국은 관련 산업에서 기술 인력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 배터리공장 내부.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한국인 구금 사태로 두 국가의 사이가 다소 어긋나고 있지만 협업을 통해 얻어낼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다면 이를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악시오스는 18일 “전기차 사업에서 미국이 한국을 필요로 하는 만큼 한국도 미국을 필요로 한다”며 “상호 의존적 관계에 놓여 있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인 체포 및 구금, 부당한 대우 등으로 한국에서 여론이 악화하고 있지만 미국 시장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바라봤다.
9월 초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건설하는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에서 이민당국이 비자 문제를 이유로 300명 이상의 한국인을 구금한 뒤 송환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한국 정부가 이와 관련해 강력한 대응을 시사하고 미국 정부 측에서 유감을 표명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악시오스는 미국이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공급망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GM과 포드, 테슬라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와 협력에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에 배터리 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체포 및 구금 사태는 한국 배터리 업체와 손을 잡은 미국 자동차 기업들에 리스크로 떠오르게 됐다.
악시오스는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자급체제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전문 기술인력 부족으로 약점도 안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배터리 생산 체계를 구축하려면 한국의 전문가들에 계속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반도체와 조선, 철도와 컴퓨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미국이 더 이상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해외 노동자들에게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사실상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해 협력 의지가 꺾이지 않았으면 한다는 뜻을 전한 셈이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이미 미국에 막대한 설비 투자를 진행중인 만큼 현지 대형 고객사들에 수주를 확보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기는 어렵다.
악시오스는 결국 “한국과 미국 모두 양국의 관계를 회복해야 할 중요한 동기를 안고 있다”며 이는 서로에 매우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자 제도를 개선하는 등 해결책이 마련되는 데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악시오스는 “한국과 미국은 무역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지아 구금 사태로 또하나의 장벽을 마주하게 됐다”며 “그러나 양국은 사태 해결에 낙관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