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원재료값 오르니 중국사업 '성장 둔화', 담철곤·이화경 보수 줄었다

▲ 오리온 오너인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상반기 중국을 비롯한 국내외 사업 수익성 저하에 따라 나란히 보수를 삭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의 보수가 나란히 삭감됐다. 중국 법인의 부진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오리온의 영업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9일 오리온에 따르면 상반기 회장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적은 보수를 가져갔다. 지난해 상반기 14억4600만 원을 수령한 담철곤 회장은 올해 상반기 12억6천만 원을, 11억2500만 원을 수령한 이화경 부회장은 9억8천만 원을 받았다. 전문경영인인 허인철 부회장도 이 부회장과 같은 보수를 수령했다.

이들의 보수는 상반기를 기준으로 2022년부터 지속 상승하다가 이번에 처음 줄어들었다. 급여와 상여, 모두가 감소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경영 성과에 따라 상반기 회장단의 총 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다”며 “대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매출과 이익이 모두 성장했지만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법인들의 성장세가 둔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5789억 원과 영업이익 252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2.4%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환율효과를 제외하면 실상 영업이익은 0.9%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영업이익이 실질적 역성장을 한 데는 중국시장의 부진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중국은 상반기 오리온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인 40.1%를 차지했다.

중국 법인은 상반기 매출 6330억 원과 영업이익 108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 감소했다. 주요 법인인 한국과 중국, 베트남, 러시아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만이 영업이익이 뒷걸음쳤다.

오리온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며 “중국 법인 영업이익은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과 온라인, 벌크시장 등 전담경소상(총판 대리점) 운영에 따른 시장비의 일시적 증가 영향으로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법인의 수익성을 끌어내린 장본인은 매출원가의 상승이다. 중국 법인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포인트 오른 62.4%를 기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코코아와 유지류 등 주요 원재료 단가 인상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을 매출원가 증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 원재료값 오르니 중국사업 '성장 둔화', 담철곤·이화경 보수 줄었다

▲ 오리온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뒷걸음쳤다.


매출원가 상승은 중국 법인뿐만 아니라 오리온 모든 법인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문제다. 실제로 주요 법인들의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일제히 상승했다. 한국 법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포인트, 베트남 법인은 0.8%포인트, 러시아 법인은 3.16%포인트 올랐다.

오리온은 주요 법인의 매출원가 상승에 대해 코코아와 쇼트닝, 유지류 등 원재료 단가가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리온의 주력 제품인 초코파이의 주요 원재료다.

오리온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라 비용 부담이 컸다”며 “제조 기업이다 보니 원자재가 영업이익에 가장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원재료 가격 부담이 이상 기후와 불안정한 환율 영향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전에도 원가 상승에 따라 회장단의 보수가 삭감된 사례가 있다.

2021년 오리온의 연간 영업이익은 0.9% 뒷걸음쳤다. 마찬가지로 설탕과 밀가루, 액란류, 쇼트닝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연간 보수가 담 회장은 2020년 27억6100만 원에서 2021년 25억7800만 원으로, 이 부회장과 허 부회장은 2020년 21억4600만 원에서 2021년 20억500만 원으로 줄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