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가 HBM3E 반도체의 수요 대비 공급 증가를 예측하며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실적에 불안 요소로 꼽힌다. 삼성전자 12단 HBM3E 반도체 기술 홍보용 이미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HBM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보다 가격을 중요한 경쟁 요소로 삼게 된다면 반도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투자전문지 모틀리풀은 1일 투자은행 웰스파고 분석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전략은 HBM3E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반 D램과 단가 차이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웰스파고는 이르면 하반기부터 최신 규격의 HBM3E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지며 마이크론을 비롯한 제조사 실적에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전날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3E 수요 대비 공급량 증가에 따른 업황 변화를 예측한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HBM3E는 엔비디아와 AMD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쓰이는 고사양 메모리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위 공급사로 자리잡고 있다.
모틀리풀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HBM3E 가격을 낮춰 판매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을 전하며 이는 마이크론 주가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됐다고 바라봤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하루만에 4.88% 하락해 장을 마쳤다.
모틀리풀은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선포한 것은 마이크론에 불안 요소”라며 “반도체 공급 단가를 낮추거나 시장 점유율 위축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도 “삼성전자는 HBM 가격 인하로 인공지능 반도체 사업에 반전 기회를 노리고 있다”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BM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면 자연히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단가 인하로 고객사 수주 대결에 대응하는 일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과 달리 아직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서 HBM3E 공급을 위한 품질 승인을 받지 못했다.
다만 톰스하드웨어는 “삼성전자가 낮은 단가의 HBM3E 양산에 성공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앞으로는 기술력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증명해야 하는 새로운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