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종합금융그룹인 오릭스가 KT렌탈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오릭스는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데 이어 현대증권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는데 KT렌탈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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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우치 요시히코 오릭스 회장 |
오릭스는 이미 일본에서 자동차렌탈사업을 펼치고 있어 그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KT렌탈 인수도 검토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해 KT렌탈의 지분 100%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오릭스도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KT렌탈은 렌터카업체 1위로 시장점유율이 25%에 이른다. KT렌탈 인수에 현대차그룹, SK그룹, GS홈쇼핑, 현대백화점 등이 후보로 꼽혔다.
현대캐피탈과 SK네티웍스는 자동차렌탈 시장점유율 3,4위에 머물고 있는데 KT렌탈을 인수할 경우 업계 1위로 껑충 뛰어오를 수 있다.
GS홈쇼핑과 현대백화점도 유통사업으로 확보한 고객 영업망을 기반으로 렌탈사업을 확대하려고 하면서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릭스도 유력한 인수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투자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KT렌탈은 이미 자동차 렌탈사업을 펼치고 있는 오릭스로서 매력적 매물”이라며 “KT렌탈 인수에 참여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릭스는 리스업에서 시작해 투자은행과 생명보험까지 사업영역을 넓힌 종합금융그룹이다. 오릭스는 총자산만 90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
오릭스는 이미 일본에서 자동차렌탈 업계2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릭스는 일본 850여 지점에서 5만대 가량의 차량을 보유하며 렌탈사업을 펼치고 있다.
오릭스는 2004년에 한국법인 오릭스캐피탈코리아를 만들어 국내 자동차리스 금융시장에 발을 들였다. 오릭스캐피탈코리아는 오릭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지난해 1314억 원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자동차렌탈 비중도 171억 원을 차지했다.
오릭스는 한국오릭스렌텍을 통해 이미 국내 자동차 렌탈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오릭스는 한국오릭스렌텍의 지분 60%를 보유한 대주주다. 한국오릭스렌텍은 연 46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낮은 조달금리에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도 오릭스가 KT렌탈을 인수하는 데 유리한 조건으로 꼽힌다.
KT렌탈은 그동안 KT 덕분에 3% 초반대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 정도의 자금을 계속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업이 KT렌탈을 인수해야 KT렌탈의 영업이익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오릭스의 KT렌탈 인수에서 성공의 열쇠는 KT의 태도다. 인수합병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렌터카 시장점유율 1위 업체를 일본계 자금에 넘겨준다는 논란이 KT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릭스는 2010년부터 국내 저축은행을 잇따라 사들였다. 지난해 7월 STX에너지를 사들인 뒤 다시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얻기도 했다. 오릭스는 최근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데 이어 현대증권 인수전에도 참여하고 있다.
미야우치 요시히코 오릭스 회장은 “경영권 인수에 순수한 투자와 전략적 투자가 있다”고 말했다. 순수한 투자는 차익을 많이 남기는 것이 목표지만 전략적 투자는 인수기업을 오릭스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