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기 대응보다 물가 안정을 정책 우선순위로 두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추 부총리는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G20 재무장관회의 동행 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아직은 물가 안정이 우선”이라며 “물가를 보면서 지출이나 경기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경기 대응보다 물가 안정 우선, 추경 편성도 "효과 제한적"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월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G20 재무장관회의 동행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물가 안정’이 ‘경기 대응’보다 정책 우선순위에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3월 소비자물가는 4.2%로 2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한층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추 부총리는 “물가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하향세로 가겠지만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 2% 수준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경기 대응 제1의 수단은 통화신용정책이며 그 시기는 중앙은행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재정당국에서 시행할 수 있는 경기 대응 정책인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관한 질문에도 “그건 (효과가) 지극히 제한적”이라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지난달 보류된 전기·가스료 인상 여부를 놓고는 빠른 시일 안에 결론이 나와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추 부총리는 “전적으로 당에서 판단할 부분으로 정부가 며칠까지 하라고 할 수 없다”면서도 “개인적 생각으로는 늦어도 이번 달 내에는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치를 한 번에 결정하는 게 아니라 2분기 요금을 어떻게 할지에 관해 조금 더 얘기를 듣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0.2%포인트 낮췄다.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도 2.6%에서 2.4%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추 부총리는 “IMF 전망치에서 선진국들이 올해와 같거나 내년이 덜 좋은데 한국은 올해 1.5%, 내년 2.4%”라며 “대체적 모습이 상저하고인데 그 전망치가 가진 함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우리나라의 금융 상황과 관련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어제(10일) 현지 금융기관, 법인·지점 등 한국에서 나온 사람들과 잠깐 만났는데 자금을 조달할 때 전환사채(CB)나 기업어음(CP)을 발행하는 데도 아무 문제없고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조건이나 자본 확보 여건이 더 좋아진다고 한다”며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기구 관계자들도 ‘한국 경제가 아주 스트롱하다(강하다)’고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관련해선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추 부총리는 “(미국에서도) 상업용 부동산이나 일부 금융회사의 문제가 수습되고 했다”면서도 “이들이 대체로 말하는 것은 2008년과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금융위기의) 불씨가 계속 있을 수 있고 우리에게 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긴밀히 살피면서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고 항상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