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D램 수요 증가율이 역사상 처음으로 10% 미만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왼쪽)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D램 공급 과잉 현상이 2023년까지 지속돼 반도체기업들이 가격 인하 압박을 심하게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3일 “2023년 D램 수요 빗그로스(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환산하여 계산한 증가율)는 역사상 처음으로 10% 미만인 8.3%에 그칠 것”이라며 “2023년에는 심각한 D램 공급 과잉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D램 가격은 계속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5년 동안 매년 D램 생산량을 10~20% 정도 늘려왔다.
다만 D램 수요도 그만큼 증가해 왔으며 2021년에는 수요 증가율(20.8%)이 생산 증가율(18.2%)를 넘어서면서 가격도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는 물가상승에 따른 전자제품 판매 감소의 영향으로 D램 수요 증가율이 14.6%에 그쳤고 2023년에는 역사상 최저치인 8.3%까지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D램 공급 증가율은 2022년 19.3%, 2023년 14.1%에 달해 공급 과잉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모바일 D램 측면에서 보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현재 일상적인 시스템 운영의 요구를 충족하기에 충분한 설치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D램 용량을 늘릴 요인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애플의 iOS 진영에서는 운영체제의 최적화 정도가 높아지면서 모바일 D램 용량 확대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트렌드포스는 “모바일 D램의 용량증가는 2023년 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차세대 D램인 DDR5는 2023년 보급률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공급업체가 가격 인하를 적극 추진해야 비중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플래시 수요의 성장세는 D램과 비교해 견고할 것으로 관측됐다.
낸드플래시는 D램 대비 가격탄력성이 큰 만큼 가격이 몇 분기 연속으로 하락한다면 기업용 SSD 수요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낸드플래시 생산량 증가율은 2022년 31.2%, 2023년 32.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수요 증가율은 2022년 26.3%, 2023년 28.9%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용 SSD는 인텔의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 ‘사파이어 래피즈’ 등에 신규 운영체제인 ‘PCIe 5.0’이 도입됨에 따라 4TB 이상의 높은 용량의 제품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는 5G 스마트폰 보급률이 점차 확대되고 애플리케이션들이 고품질 동영상 녹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 큰 설치용량을 필요로 함으로써 고용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애플은 아이폰의 낸드플래시 용량을 계속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고급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512GB를 표준으로 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낸드플래시 용량의 성장률은 2023년 22.1%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