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5G통신 품질 향상에 필요한 기지국을 크게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을 것으로 보인다.

5G 주파수 추가 확보가 유력시되는 만큼 LG유플러스는 기지국 확대를 서두를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에 쓰고 있는 화웨이 통신장비를 추가로 도입하기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다.
 
LG유플러스 로고.

▲ LG유플러스 로고.


이에 다른 회사 통신장비와 호환성을 높이는 개방형 무선접속망(Open RAN) 기술을 활용해 기지국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2월 중 진행되는 3.40~3.42GHz 대역의 5G 주파수 추가할당 경매절차에 이동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해 해당 주파수를 확보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SK텔레콤과 KT는 기존에 할당받은 5G 주파수 대역이 이번에 추가할당되는 주파수와 떨어져 있다. 추가할당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기 위한 비용이 많이 들어 경매절차를 포기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정부 조사에서 5G통신 품질이 경쟁사와 비교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이번 추가할당 주파수를 따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과기정통부가 내놓을 3.40~3.42GHz 주파수대역을 확보한다면 5G다운로드 속도 품질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이번에 추가할당하는 주파수를 받는 이통사에 2025년 말까지 5G 기지국 15만 개를 설치하는 조건을 내걸 것으로 전해졌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LG유플러스는 2021년 8월 기준 기지국 5만4천여 개를 구축했다. 

LG유플러스가 3.40~3.42GHz 대역 5G주파수를 추가 할당받는다면 앞으로 기지국 10만여 개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5G 기지국 1개를 설치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이 2천만 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LG유플러스로서는 기지국을 늘리는 데 2조 원가량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이에 통신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기지국 건설에 다른 통신장비업체보다 저렴하다고 알려진 화웨이의 통신장비 비중을 늘리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이미 5G통신망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5G기지국 통신장비 가운데 화웨이 장비 비중에 약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성능을 고도화시키면서도 경쟁 통신장비업체보다 약 30% 저렴하게 통신장비를 공급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업체다.

과기정통부가 2021년 12월 말 내놓은 ‘2021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지역별 5G 다운로드 속도는 강원, 인천, 서울 순으로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주로 이들 지역에서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화웨이 장비 성능이 통신품질을 높이는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라이언 딩 화웨이 캐리어비즈니스그룹 사장은 2021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이동통신 모바일 박람회 ‘MWC 상하이2021’에서 “LG유플러스는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사용해 다른 이동통신사업자보다 5G주파수 효율이 25% 이상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기존에 도입한 장비와 연결성을 위해서도 추가 설치해야 하는 기지국에 화웨이 장비를 더 도입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다만 LG유플러스는 5G 기지국을 늘리는 데 화웨이의 통신장비 비중을 확대하기가 곤란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이 2018년부터 중국 통신장비업체과 거래하는 것이 국가보안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며 화웨이 등이 제조하는 통신장비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미국과 중국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로서는 ‘가성비’와 기존 장비와 연결성을 앞세워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늘리다 자칫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국 국무부 사이버·국제정보통신 담당 부차관보는 2020년 7월21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화웨이와 중국 5G 인프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우리는 LG유플러스와 같은 기업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로 거래 상대를 옮길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통신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이 제기한 화웨이 통신장비 보안 우려와 관련해 실제로 문제가 불거진 사례는 현재까지 보고된 일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유플러스는 개방형 무선 접속망(Open RAN) 개발에 적극 나서며 화웨이 통신장비 의존도를 줄이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구축한 화웨이 통신장비를 모두 교체하기에는 비용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개방형 무선접속망은 기지국 등 무선통신장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해 제조사 사이 호환성을 확보하고 다른 제조사의 통신장비를 상호 연동하게 해 주는 표준기술이다. 

특히 미국이 화웨이의 통신장비와 다른 통신장비 사이 호환성을 높여 화웨이 통신장비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개방형 무선접속망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21년 초 글로벌 200여 개 기업 및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연합체 ‘오픈랜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

LG유플러스는 2021년 12월에는 오픈랜얼라이언스가 주최하는 제3회 글로벌 플러그페스트 행사에 한국대표로 참여해 개방형 무선접속망 통신장비 실증결과를 발표하며 개방형 무선접속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