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에 이어 LX그룹까지 한샘 인수전에 참여 의지를 보이면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과연 누구를 선택할지에 시선이 몰린다.

7일 투자증권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는 한샘 인수를 위한 전략적투자자 후보로 롯데그룹을 비롯해 SK네트웍스, 신세계, 현대백화점, 케이씨씨(KCC) 등과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샘 탐내는 롯데와 LX, IMM프라이빗에쿼티는 누구를 선택할까

▲ IMM PE(왼쪽), 롯데쇼핑(오른쪽 위), LX하우시스 로고.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인수자금 부담을 전략적투자자와 분담해 위험을 낮추고 한샘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해 엑시트(투자금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4천~5천억 원을 부담할 수 있는 국내 대기업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9월5일까지는 롯데그룹만이 긍정적 의사표현을 해 사실상 유일한 전략적투자자 후보로 점쳐졌으나 최근 LX그룹이 전략적투자자 참여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2강 구도가 만들어졌다.

롯데쇼핑은 1일 공시를 통해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한샘 인수를 두고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이 한샘을 인수하게 되면 한샘 역시 롯데그룹 유통매장인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롯데쇼핑의 수백 개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전자제품 유통기업 롯데하이마트와 협력해 전자제품과 가구를 결합한 패키지상품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롯데홈쇼핑과 롯데온을 통해서도 고객과의 접점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샘은 온라인채널 구축을 자체인력보다 외부업체에 의존해 점점 중요해지는 온라인채널의 적응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샀는데 롯데그룹이 힘을 주고 있는 온라인몰 롯데온에 올라탄다면 이런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올해 유통사업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2조 원 이상의 인수자금을 확보해 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베이코리아 인수에서 발을 뺀 이후 이렇다할 인수합병 실적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 한샘 인수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범LG가로 분류되는 LX그룹은 건축자재기업 LX하우시스를 통해 전략적투자자로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6일 공시를 통해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 예정인 사모펀드에 참여하길 타진한다"고 밝혔다. 

LX그룹은 한샘의 인테리어사업과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LX하우시스는 국내 창호부문 1위 기업이며 각종 프리미엄 인테리어 자재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한샘은 인테리어사업 ‘한샘리하우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창호 등 일부 필수 인테리어 자재를 직접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샘 전용 인테리어 자재를 생산해 시공프로세스를 표준화함으로써 공기를 단축시켜 '인테리어 5일 완성'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LX그룹의 품에 안긴다면 이 문제를 쉽게 해결 할 수 있다.

무엇보다 LX하우시스는 매출의 30%를 해외사업에서 내고 있다는 점에서 한샘의 해외진출 숙원을 풀어줄 수 있다. LX하우시스의 해외 영업망과 공급망 활용한다면 강승수 한샘 회장이 추진하는 해외 인테리어사업 준비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강 회장은 2020년 1월 신년사에서 "글로벌 기업 한샘을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500대 기업, 100대 기업이라는 목표를 위해 장기적으로 한샘의 매출 비중이 국내와 해외가 5대5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강 회장은 2021년 ‘해외진출TF’를 신설하고 해외에도 ‘한샘 리하우스’서비스를 공급할 방안을 찾고 있다.

해외진출 측면에서 봤을 때는 LX그룹 계열사인 글로벌 상사기업 LX인터내셔날, 해운 및 항공물류회사 LX판토스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올해 한샘의 최대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가 목재 등 원자재 수급이라는 점에서 LX그룹과의 결합이 매력적일 수 있다.

LX그룹는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하기 위해 3천억 원을 출자하겠다는 구체적 액수까지 공개하면서 적극적 의지를 표출해 IMM프라이빗에쿼티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원하는 투자금 규모가 4천~5천억 원 이상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롯데그룹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다.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2조 원 이상의 인수합병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롯데쇼핑이 LX하우시스보다 더욱 과감한 의사표현을 할 것인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