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올해 주택공급에서 다른 대형건설사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실거주 수요가 적은 지방 분양 비중이 높아 코로나19, 정부 부동산규제에 직접적 영향을 받았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대단지인 인천 ‘e편한세상 부평그랑힐스’의 흥행이 절실하다. 
 
대림산업 올해 주택공급 부진, 인천 부평 대단지 분양이 만회 좌우

▲ 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 부회장.


3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e편한세상 부평그랑힐스의 분양일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림산업은 올해 안에 분양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분양일자를 검토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e편한세상 부평그랑힐스를 애초에 11월에 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12월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연내 분양은 이뤄진다”고 말했다. 

e편한세상 부평그랑힐스는 올해 대림산업 주택공급 목표 달성을 좌우할 단지로 여겨진다. 

e편한세상 부평그랑힐스는 인천 부평구 청천동 36-3 일대에 505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들어서는데 일반분양만 2902가구에 이른다.  

대림산업은 올해 분양목표를 연초 2만3천 가구에서 10월 1만4천 가구로 낮췄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1만1천 가구를 분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올해 e편한세상 부평그랑힐스 분양만 남아있는 셈이다. 

e편한세상 부평그랑힐스는 주변에 생활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진 대단지인 데다 상반기 인천 부평지역의 청약 경쟁률이 높았다는 점에서 분양이 흥행할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대림산업은 다른 대형건설사와 달리 올해 주택공급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e편한세상 부평그랑힐스의 성공적 분양이 절실할 수 밖에 없다. 

대림산업과 함께 ‘주택강자’로 여겨지는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공급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3분기 말 기준으로만 살펴봐도 현대건설은 1만5천여 가구, GS건설 2만2천여 가구, 대우건설 2만6천여 가구를 분양해 이미 대림산업 올해 목표를 넘어서는 수준의 주택을 공급했다. 

현재 추세를 살피면 현대건설은 2만1천 가구, GS건설은 2만8천 가구, 대우건설은 3만5천 가구를 올해 분양할 수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림산업이 올해 주택공급에서 부진한 이유로는 지방 분양 비중이 높았다는 점이 꼽힌다. 

대림산업은 연초에 계획했던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분양 등이 틀어지며 올해 서울에서 한 단지도 분양하지 못했다. 수도권 분양도 일부 소규모 단지에 그쳤다.  

지방 분양은 실거주 수요보다 투자 수요에서 흥행이 갈리기 때문에 경기위축이나 정부 부동산규제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와 하반기 쏟아진 정부 부동산규제 등을 고려하면 대림산업이 분양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규제가 강화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지방 주택부터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실거주 수요가 한정된 지방 분양은 흥행이 어렵고 시행사도 분양을 미루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공급은 건설사에게 가장 주요한 현금창출원으로 여겨진다.

분양 이후 계약금, 중도금, 잔금 납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특성이 있어 분양 이후 2~3년 동안 현금을 꾸준히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으로서는 올해 분양이 부진하면 분할 이후 건설사인 디엘이앤씨 실적에 부담을 안을 수 있는 만큼 내년 분양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이후 디엘이앤씨의 실적 증가를 위해서는 2021년 주택공급 증가가 필요하다”며 “올해 지연물량을 감안하면 내년 주택공급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