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가 기업가치 ‘조’ 단위 대어급 상장주관 실적에서는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기업공개시장 빅3 증권사와 비교해 인력규모 면에서 부족하기 때문인데 하나금융투자가 기업공개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빅3 증권사와 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을 벌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 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
28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기업공개(IPO) 인력 22명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도 기업공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관련 조직을 키우고 있지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과 여전히 차이를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1월 자본시장본부 산하 IPO실을 2개의 별도조직으로 분리하고 본부격인 IPO사업단으로 승격하는 등 조직을 확대했다.
NH투자증권은 ECM(주식자본시장)본부 안에 IPO조직 3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IPO인력 40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는 IB1본부 안 기업금융1부, 2부, 3부에서 기업공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전문인력은 56명에 이른다.
미래에셋대우도 IB본부를 1팀, 2팀, 3팀으로 나눠 46명이 기업공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업에 상주인력을 파견하고 상장 준비작업을 진행한다. 일반기업을 상장을 주관하는 데 최소 2~3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른바 대어급으로 불리는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려면 일반기업의 2배 이상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기업공개시장에서 공모금액만 ‘조’ 단위를 넘어서는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하나금융투자는 상장주관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SK바이오팜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으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7월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의 공모금액은 9593억 원에 이르며 다음 달 상장을 앞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금액은 9626억 원에 이른다.
하나금융투자는 상장계획을 발표한 카카오뱅크, 크래프톤의 상장주관사 선정 경쟁에도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상장에 참여하기보다 기존에 맡고 있는 상장주관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에스엘에스바이오, 제일전기공업, 위드텍, 포인트모바일, 네오이뮨텍, 지아이이노베이션, 하나기술 등의 상장주관을 맡고 있기 때문에 대어급 상장주관까지 눈을 돌릴 여력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가 기업공개시장에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빅3와 경쟁을 벌이려면 조직과 인력을 더 늘릴 필요성이 제기된다.
기업공개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대어급 상장주관을 경험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은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하나금융투자는 기업공개시장 선두주자들과 인력확보 경쟁도 불리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인력을 늘린다고 기업공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대어급 상장주관을 경험한 인력을 확보해야 대어급 상장주관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직자 역시 다양한 기업공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증권사를 선택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