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을 인수하더라도 한진그룹의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을 인수할 경우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정부의 추가적 지원이 수반되는 등의 재무적 조처가 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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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왼쪽) 한진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KTB투자증권은 13일 “한진칼 주가가 한진그룹의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하락하고 있다”며 “주가 하락폭이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을 인수한다는 말이 나오면서 한진칼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했다”며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한진칼로 그룹의 재무리스크가 확대되지 않겠냐는 걱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 연구원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 가능성은 열어놔야 한다”면서도 “합병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진해운의 모회사인 대한항공이 모든 부담을 지고 현대상선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한진칼의 지분을 보유하고 한진칼이 자회사로 대한항공과 한진을 두고 있는 구조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신 연구원은 “현대상선이 넘어오더라도 벌크를 떼내고 컨테이너만 온다든가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나 채권단의 희생을 조건으로 내거는 등 부담을 줄여서 올 것”이라며 “합병법인이 출범한다면 정부도 금융지원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설이 불거지면서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가는 연일 내림세를 보였다.
대한항공 주가는 정부의 강제합병설이 불거진 9일부터 닷새 동안 3만1천 원에서 2만8500원으로 8% 하락했다. 이 기간에 한진칼 주가도 2만1750원에서 1만9300원으로 11%나 떨어졌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이 기간에 한진해운 주가는 7%, 현대상선 주가는 19% 하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